근린생활문화 및 집회시설로 이용

 

지난 해 완공한 화서문 안쪽 공공한옥 조성공사가 올해부터 제2, 3단계 공사를 시작했다. 목조 정자가 있던 것을 치우더니 가름막을 치고 다음단계 한옥 공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 한옥의 용도는 제1종 근린생활 문화 및 집회시설이라고 한다. 수원시청 화성사업소 한옥지원팀이 공사 건축주인 이 한옥이 완공되고 나면 화서문 안길이 더 아름다워질 것으로 예상됐다.

 

집회시설 및 근린생활을 향유할 수 있다는 이 한옥이 얼마 전 가름막을 철거하더니 12일 제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조경공사 등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제 모습을 드러낸 한옥이 반가워 주변을 돌아보기 위해 찾아가보았다. 모두 세 동으로 구분된 이 한옥은 현재 수원관광안내자들이 시용하고 있는 기존의 한옥과 더불어 화서문 안쪽에 길게 자리하고 있다.

 

전국을 돌면서 수많은 한옥을 답사하고 글을 써온 나로서는 제 모습을 드러낸 이 한옥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화성 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늘 아쉬웠던 것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어울리는 한옥마을이 조성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던 차에 한두 집씩 늘어나는 한옥을 만난다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규모있게 조성한 공공한옥

 

전체적으로 공공한옥으로 조성한 이번 한옥은 규모있게 짜여졌다. 정면 동편에 자형으로 꾸민 한 동은 앞 편에 6칸을 길게 놓고 뒤로 꺾어진 부분을 정자형으로 돌출시켜 주변을 낮은 담으로 둘렀다. 그리고 뒤편으로도 한 칸을 달아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한 동으로도 안채와 사랑채의 기능을 갖게 조형한 것이다.

 

이 건물 뒤편으로도 길게 6칸의 일자형 건물이 들어서 있다. 화서문 쪽 네 칸보다 동편 두 칸을 낮은 지붕으로 조성해 모양을 덧냈다. 아마도 우리 전통 한옥으로 친다면 객들을 묵게 하는 뒤사랑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동편에 낮은 두 칸은 집안의 과년한 딸이 묵거나 나이가 든 여자어른이 묵을 수 있는 그런 형태로 조성했다.

 

화서문 방향으로 조성한 한 동은 광채와 바깥사랑에 해당하는 형태로 지어졌다. 이 세 동의 건물을 좁은 대지를 이용해 길게 지었기 때문에 조금은 답답한 느낌도 들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전통 한옥양식을 최대한 지켜가면서 건축을 했다는 점이 반갑기 그지없다. 무분별하게 지어놓는 한옥을 보면서 좀 더 전통 한옥을 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들기 때문이다.

 

 

화성 성곽 안 한옥으로 교체해야

 

늘 화성 안을 다니면서 아쉬운 것이 바로 한옥이다. 더 많은 한옥이 지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전주 한옥마을이나 순천 낙안읍성, 경주 양동마을, 강원도 고성 왕곡마을 등을 다닐 때마다 그 마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한국인이 한옥에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름다운 팔작지붕의 솟구치는 듯한 처마나 이중으로 놓은 겹처마 등의 아름다움에 빠져 전국의 문화재로 지정된 한옥답사를 시작해 200채가 넘는 한옥을 돌아보면서 화성 성곽 안이 언제나 저런 아름다운 한옥들로 채울 수 있을까 늘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한두 채씩 한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화성 안이 한옥으로 들어찰 날이 오지 않겠는가? 그 때까지 기다릴 수야 없겠지만 날마다 늘어나고 있는 한옥을 보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우중충한 시멘트 건물보다 날렵한 처마의 선을 보는 즐거움을 사람들은 알기나 할까?

 

아름답게 치장을 한 새색시처럼 모습을 드러낸 한옥을 보면서 눈을 딴 곳으로 돌릴 수가 없다. 화성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생각하더라도 화성은 한옥과 어울린다는 고집스런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기에 크고 작은 한옥들로 화성 성곽 안이 들어찰 그 날을 그래서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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