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은 역시 먹거리이다. 매끼마다 잘 모르는 식당을 찾아들어야 하는 일도 꽤나 고민일 수밖에 없다. 대개는 그 지역을 답사하기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 맛집을 알아놓고는 가지만, 거의 50% 이상은 입맛에 맞지를 않아 몇 수저 뜨고는 돌아 나오기가 일쑤였다.

 

물론 이렇게 검색을 한 집이 맛이 없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내 입에 안 맞았을 뿐이다.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런 조미료를 이용해 음식 맛을 내는 집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7월 28일(일), 일행 30여 명이 버스를 이용해 떠난 수원 지동 고려암의 삼사순례 길.

 

 

홍성에서 만난 내포 기사식당

 

서산 간월암을 거쳐 예산 수덕사를 두 번째 답사지로 정하고 가던 중에 홍성을 거친다. 그곳에서 만난 <한식뷔페 내포 기사식당>. 충남 홍성군 홍성읍 대교리 421번지에 소재한 뷔페식당이다. 어느 도시의 아름답거나 분위기 있는 그런 식당은 아니다.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당의 모습이다. 앞에는 대형 버스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어서 좋다.

 

안으로 들어가니 12시가 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꽤 앉아 있다. 뷔페야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용기에 잠아와 먹으면 된다. 또 몇 번을 갖다 먹어도 누가 무엇이라고 하지 않는다. 손님 한 사람이 ‘세 번째’라고 하면서 접시를 들고 찬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먹성이 좋다고 하지만 세 번째라면, 이 집 음식은 검정이 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3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반찬, 맛깔스러워

 

우선 밥 종류도 다양하다. 보리밥에 야채밥까지 있다. 밥을 퍼 담고, 반찬이 늘어있는 곳으로 향했다. 30여 가지가 넘는 우리 음식이 맘에 든다. 야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속으로 ‘대박이다’를 외친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모인다. 반찬을 용기에 담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그 사이에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기사식당이라고 했지만, 기사 차림보다는 일반인들이 더 많은 듯하다. 하기야 아직은 기사분들이 밥을 먹으러 올 시간이 아니다. 어린 아이도 용기를 들고 부모님 손을 잡고 서 있다. ‘미취학 아동은 3,000원’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미취학이라고 해도 요즈음 아이들 7세만 되면 어른 못지않게 먹성이 좋은데. 내가 할 걱정은 아니지만, 주인의 착한 심성이 엿보인다.

 

특히 이곳의 음식 중에서 별미가 있다면 바로 호박죽이다. 나야 워낙 죽을 잘 안 먹으니 벅지는 봇했지만, 식사를 하는 손님마다 호박 한 그릇은 필수인 듯하다. 이야기를 들으니 이 집 호박죽은 이미 소문이 나 있어, 일부러 호박죽을 들기 위해 어르신들이 찾아오기도 한다고.

 

 

나물 종류가 많아 보리밥에 비벼먹기가 딱 좋은 집이다. 우선은 밥 한 그릇을 먹어보고 다시 생각을 하기로 했다. 평소 양이 크지 않은 나로서는 무리를 해가며 밥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밥이란 적당히 먹고, 적당히 배부르고, 적당히 기분 좋으면 그만이라는 내 적당주의 때문이다.

 

떨어지기 무섭게 갖다놓는 반찬들

 

이제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고 기사식당 대표인 장삼진씨가 말한다. 원래 경기도 분당에서 화장품 대리점을 했다고 하는 주인이, 이곳에 와서 3개월 만에 이렇게 많은 단골을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음식 맛이 있다고 보아도 될 듯하다. 반찬들이 하나같이 정갈스럽고 담백하다.

 

 

나에게는 이보다 좋은 식당은 없을 듯하다. 가는 곳마다 이런 집 하나만 있으면, 끼니 걱정은 절대 없을 것 같다. 한 접시 퍼 온 음식으로 충분하다. 아니 그 이상의 값을 이미 먹었다는 생각이다. 밖에 나와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나니, 5,000원으로 너무 호강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일행들이 식사가 끝나지 않아 밖에서 쉬고 있으려니 벽에 문구가 걸려있다. ‘25일부터 파라솔 술자리가 준비됩니다.’라니. 주인에게 물어보니 저녁에 술손님들이 있어 밖에 자리를 펴고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 역시 음식 값이 거의 만원 수준이다. 삼사순례 길에서 만난 내포기사식당. 모처럼 답사 길에 흡족한 음식을 먹었다. 주인의 심성 또한 음식에 가득 담겨 있어 더 좋은 집이다.

 

 

상호 : 한식뷔페 내포 기사식당

주소 : 충남 홍성군 홍성읍 대교리 421

전화 : (041) 634 - 7002 / 010-5339-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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