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에 소재하는 팔성리 고가는, 겹집으로 꾸며진 특이한 집이다. 넓은 마당 뒤로 낮은 산을 두고 있는 이 집은, 원래 사랑채가 있었으나 지금은 안채만 남아있다. 마당의 넓이나 산 쪽으로도 여기저기 석재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한때는 꽤 규모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집의 특징은 안채의 안방과 윗방 등의 뒤로 툇마루를 놓고, 그곳을 다시 담벼락을 놓아 겹집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방마다 이런 형태로 되어 있어, 집안으로 들어가면 흡사 미로 찾기라도 하는 듯하다.

 

 

안채는 자 형으로 되어있다. 집은 전체적으로 우측 끝부터 부엌과 안방, 윗방으로 놓고 윗방에서 꺾어 대청을 들였다. 대청 건너에는 건넌방을 들였는데, 건넌방의 앞에는 툇마루를 높이 놓고 그 밑에 아궁이를 들였다. 그런데 이 건넌방 밖으로 또 방이 있다. 이것이 팔성리 고가의 특징이다.

 

건넌방 밖으로 겹으로 꾸민 방은 뒤로는 마루방으로 앞으로는 온돌을 놓았다. 밖에서 보면 한 칸 한 칸이 층이 지게 보인다. 이 앞쪽의 방은 좁은 툇마루를 꺾어 놓았다. 건넌방의 대청과 접한 문은 위로 올려 걸어놓을 수 있도록 해, 이 방을 누정과 같은 모양의 형태로 만들어 놓았다. 겹집으로 구성이 되어있는 팔성리 고가의 안채는, 전체적으로 방이 모두 이중으로 꾸며져 있어, 문이 여기저기 수도 없이 많다. 이것도 이 고가의 또 다른 특징이다.

 

 

튓마루 밖을 담벼락으로 둘러

 

현재 충청북도 문화재자료 제3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팔성리 고가는, 1930년대에 지은 집이라고 한다. 이 집 가까운 곳에 '지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집과는 불과 20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이 서원과의 관계도 생각해 볼만한 집이다. 현재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팔성리 고가는, 집을 돌아보니 안채의 뒤편으로 어느 집에서나 보이는 툇마루가 보이지 않는다.

 

툇마루를 놓고 그 마루를 모두 담벼락으로 둘러놓아 툇마루가 담 안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안방과 윗방을 이렇게 툇마루를 놓고, 다시 그 밖을 담으로 쌓은 집은 많은 고가를 돌아보면서 처음 만난 듯하다. 이렇게 겹집으로 꾸미다가 보니, 건물의 안으로 들어가면 필요 이상으로 문이 많이 있어, 어느 문을 열어야할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한 칸으로 구성된 윗방의 뒤편은 여닫이문을 달았는데, 그 뒤의 공간은 사당으로 사용을 한 듯하다.

 

 

부엌 배치가 특이해

 

팔성리 고가의 또 하나의 특징은 부엌의 배치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1930년대에 지어졌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이 집을 지은 사람은 많은 고택의 장점만을 모아놓은 듯하다. 안채 하나만 갖고도 그 모든 기능을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엌에도 많은 문이 있는 것이 딴 고가들과는 다르다. 부엌문을 열고 들어가면 뒷문 쪽으로 반 칸의 찬 방을 들였다. 그리고 찬방문의 마주하는 곳에는 계단을 놓고 그 안으로 마루방으로 만든 광이 있다. 마루광과 찬광 사이에 부엌의 뒷문이 있다. 찬광 위로는 모서리 양편에 위쪽으로 네 짝으로 된 문을 달고, 마루광 역시 밖으로 문을 내었다. 조금은 비좁은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답답하지 않은 것은 이 많은 문 때문으로 보인다.

 

 

두 칸으로 낸 부엌은 아궁이 위로는 안방에서 출입을 하는 다락이고, 그 밑에 까치구멍이 있다. 까치구멍 위 다락에도 찬방과 같은 네 짝의 문을 달았다. 그리고 부엌을 들어서면 부엌문 위와, 우측 벽 위에도 까치구멍을 내었다. 뒤편으로도 역시 까치구멍을 내어, 부엌 안이 밝고 시원하게 꾸몄다. 전체적으로 보면 겹집으로 구성이 되어, 수많은 문이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 기능에 맞게 꾸며놓은 것이, 팔성리 고가를 둘러보는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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