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주인에게서 배우는 인생이야기
“늘 배우면서 많은 식물들과 이야기를 나누죠”
“저는 늘 배우면서 식물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식물이라고 해서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해 놓고 물만 준다고 자라는 것은 아니죠.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늘 공부를 하죠. 어떻게 하면 식물들이 더 잘 자랄 수 있는지 배우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점심때가 되면 찾아가는 식당이 있다. 행궁동에 자리하고 있는 이 식당 주인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2013 수원 생태교통’때이다. 당시 행궁동에서 족발 집을 운영하고 있던 주인은 당시도 사람들이 족발 맛이 좋다고 찾아오고는 했는데, 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뒤 장소를 옮겨 식당을 하는 집에서 다시 만났다. 직장에서 점심을 대놓고 먹는 집의 주인이 되어 있는 식당 주인아저씨는 그 때와 다름없이 늘 부지런하고 무슨 일을 하던지 정성을 다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왜? 족발 가게를 식당으로 바꿨어요?”
“이곳에 자리가 마침 났기에 옮겼어요. 일반 식당으로 종목도 바꾸고요”
“장사는 잘 되죠?”
“예, 손님들이 주로 인근 사무실 사람들이라 고정적인 손님들이 있어요”
아마도 건실한 그의 생활에 손님들도 더 많이 찾아오는 것 같다. 이집 음식은 화학조미료를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늘 담백한 식사를 맛볼 수 있어서 좋다.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여자 분이 누이동생이라고 하는데 음식 솜씨가 뛰어나다. 매일 달라지는 찌개며 국 맛이 일품이기 때문에 굳이 이집저집 찾아다니지 않아서 좋다.
잘 가꾼 텃밭에서 배우는 지혜
여름철이 되자 언제 그렇게 자랐는지 식당 주변 텃밭에 각종 채소들이 키가 훌쩍 컸다. 이 집은 미나리나 상추 등을 직접 키워 손님상에 내놓는다. 식당 여기저기 자라고 있는 많은 채소들이 하나같이 풍성하다. 화분에 심어 놓은 가지며 토란, 고추 등도 실하게 자라고 있다. 주인이 직접 산에서 캐다 심었다는 더덕은 줄기가 무성하게 자라나 벽면을 타고 오르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잘 키워요. 농사를 지으신 적이 있나봅니다?”
“농사를 잘 짓는 것이 아니라 정성이죠. 배워가면서 하나씩 늘려가는 것입니다”
“이 화초는 몇 년이나 되었나요?”
“10년이 지났을 거예요. 처음에는 작은 화분 안에 있던 것이 그렇게 크게 자랐죠”
화분에 심어놓은 화초들이 보기 좋게 자랐다. 꽃집에서 만나는 식물은 키가 작은 다육식물인데 이집의 식물은 엄청나게 굵고 잘 자랐다. 무엇을 키우던지 정성을 다해 키우면 그렇게 잘 자란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이 식당 주변에 수많은 식물들이 하나같이 모두 실하게 자랐다. 한 마디로 정성을 다하면 이렇게 잘 자라난다는 것이다.
“어떤 식물이 되었던지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제대로 키울 수가 없어요”
주인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해도 식당 안 여기저기 널린 각종 식물들이며 모든 것을 직접 손을 보탠다고 한다. 식당 안에 자리한 우물에서 퍼 올리는 우물물만 해도 깨끗한 것이 상당히 시원하다. 어떠한 것을 하던지 정성을 다해야한다는 식당 주인의 말이 인생살이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로 들린다.
“세상에 정성을 드리지 않고 잘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주인의 그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이다. 무슨 일을 하던지 최선을 다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식당 주변애서 자라고 있는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다시 보인다. 최선을 다하는 주인을 만나 실하게 자라나고 있는 각종 식물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아마도 인생살이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인생살이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식물들로부터의 가르침. 앞으로 그 식물들을 보면서 세상을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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