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 - 181에는 거주하는 조명화(여, 52세) 13통장은, 이제 지동에 보금자리를 튼지 30년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벌써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족들과 늘 함께 옥상으로 올라가 수원의 경치를 감상하고는 했다. 봄이면 연산홍이 붉은 화성을 바라보고, 여름이면 신록이 우거진 광교산과 팔달산을 바라보고는 했다.

 

계절마다 변해가는 주변의 경치를 옥상에서 늘 감상하고는 했던 것이다. 가을이면 팔달산을 붉게 타오르게 하는 단풍에 취하고, 겨울이면 주변으로 펼쳐지는 백설의 세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조명화 통장 댁의 옥상은 늘 가족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는 했다. 하기에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옥상음악회’를 선뜻 응낙을 했다.

 

 

도대체 ‘옥상음악회’라니, 놀랍기만

 

조명화 통장은 마을 일에 적극적인 사람이다. 늘 마을에 누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지동이 더 아름답게 변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마다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옥상음악회의 제의를 받았고, 가족들이 불편함에도 감수를 하고 옥상을 개방하였다.

 

‘옥상음악회’. 남들은 그저 옥상만 개방하면 되는 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옥상음악회는 그것과는 다르다. 우산 주거공간 안으로 많은 외부사람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생활에 방해를 받는다. 더욱 화장실까지 개방을 하고 안내판까지 만들어 붙였다.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마을. 그리고 그곳에서 더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서이다.

 

 

가족들도 흔쾌히 승낙을 했다. 더욱 학생들이 있어 많이 불편할 텐데도 그것을 감수한 것이다. 매사 남들보다 더 부지런 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하는 조명화 통장으로서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불편을 감수하고도 행복을 공유하겠다는 생각으로

 

“늘 가족들과 함께 옥상에 올라가 사계절 변화하는 주변공간을 보면서 감탄을 하고는 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우리 가족만 보아서는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나가 옥상음악회 제의를 받았고, 주민들과 함께 공유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뜻 응낙을 하게 된 것이죠.”

 

올해 벌써 두 번째로 옥상음악회를 치렀다. 2013년에는 봄, 가을 두 번이나 옥상음악회가 잡혀있다. 또 번잡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조명화 통장은 싫은 기색이 없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남들에게 개방을 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옥상에서 바라보는 노을빛이 아름다워서인가, 옥상음악회의 이름도 ‘노을빛 옥상음악회’라고 했다. 노을빛을 바라보다가 화성에 조명이 들어지면 시작하는 옥상음악회이다. 옥상에 작은 무대를 만들고, 재능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잔치를 벌인다. 도시형 마을만들기의 롤 모델이기도 한 노을빛 옥상음악회는 순전히 조명화 통장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도시에서 가장 작고 아름다운 음악회로 자리를 잡았다.

 

 

지동, 화성,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다

 

요즈음 아이들은 번잡한 것을 싫어한다. 이런 옥상음악회로 인해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불편해 할 수도 있다.

 

“아뇨, 우리 아이들도 다 좋아합니다. 지난번에 화장실로 개방을 한 방은 아이들 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늘 옥상에 올라가죠. 그곳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화성의 야경을 감상하는가 하면, 하늘에 별도 헤어봅니다. 아이들이 자연과 동화가 될 수 있도록요.”

 

그래서인가 아이들도 옥상음악회를 연다고 하면, 무엇 하나라도 도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부모님들의 생활을 보면서 자라난 아이들이기에 올곧다는 생각이 든다. 지동과 화성,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 지동을 떠날 수 없었다는 조명화 통장. 앞으로도 얼마든지 옥상을 사용해도 좋다는 그녀의 말에서 작은 감동을 받는다. 늘 그렇게 주민 곁에서 따듯한 마음을 전이시키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