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사랑의 김장하는 날’ 50여명 봉사
200가구에 골고루 겨울 양식인 김장 나누어
“올해는 절인배추 250포기로 10kg들이 김장상자 80개 정도를 만들어요. 예년에는 천포기가 넘게 김장을 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겨우 기초생활수급자 및 홀몸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등 200집에 나누어 드릴 수 있을 듯하네요”
손에 장갑을 끼고 부녀회원들과 함께 배추를 버무리고 있던 이상수 지동장은 이젠 김장하기도 예년 같지 않다고 한다. 수량도 줄었지만 그동안 여려 곳에서 김장김치를 도움을 주었는데 올해는 그동안 수급을 하던 몇 곳이 김장하기를 중단하는 바람에 겨우 매년 김장김치를 배분하던 200집을 채울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지동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는 17일 오전 9시경부터 지동 새마을부녀회(회장 송재선) 주관, 지동주민자치협의회 후원으로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가 열렸다. 절인배추 250포기를 무채를 썰고 각종 양념들과 함께 버무린 다음 배추에 소를 넣는 작업을 하면서 50여 명의 봉사자들은 연신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이날 김장담그기 행사에는 경기도의회 최중성 의원을 비롯해 수원시의회 명규환 의원 등이 아침 일찍 다녀갔으며 지역에 거주하는 한원찬 의원은 장갑을 끼고 김장김치를 버무리느라 열심이다. 지동 이용성 주민자치위원장을 비롯한 각 단체원들이 모두 참여하여 어려운 이웃을 돕는 김장나누기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푸근한 날씨로 어려움 없이 김장할 수 있어
수능일이기도 한 17일 날씨는 푸근한 편이다. 아침 일찍부터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서 김장김치를 담그는 사람들도 춥지가 않아 별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더구나 시에서 지원한 채 써는 기계와 소를 섞는 기계 등을 주민센터마다 돌아가면서 이용을 하고 있어 손이 많이 가는 김장김치 담그기가 한결 수월해 졌다는 것이다.
“채를 일일이 썰어야하는데 그 일만 기계가 한다고 해도 훨씬 수월해 진 것이죠. 소를 버무릴 때는 정말 허리가 휠 듯한데 기계가 소까지 다 버무려주니까 일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봐요. 이렇게 정성을 드린 김장김치를 수급받는 분들이 한 겨울 반양식이라는 이 김치를 먹고 모두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열심히 배추에 소를 넣고 있던 부녀회원 한 사람은 소를 버무리다가 연한 배추 잎에 소를 싸서 먹어보라고 권한다. 과거 우리는 이웃들과 서로 품앗이로 김장을 하고는 했다. 김장을 하는 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뜨끈한 국을 끓이고 고기를 삶아 서로 나누면서 한 겨울을 날 채비를 했던 것이다.
김장담그기는 옛 풍속의 유풍(遺風)
김장은 한 겨울을 나는 우리민족의 가장 중요한 찬이다. 물론 김치가 한 겨울에만 먹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치를 ‘지(漬)’라 불렀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김치를 담그는 것을 ‘염지(鹽漬)’라 하였는데, 이것은 ‘지’가 물에 담근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수원시의 주민센터 김장담그기는 대개 11월 초순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담근다. 수원은 김치를 많이 담그는 지자체로 유명하다. 이렇게 각 주민센터마다 담근 김치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홀몸어르신이나 소년소녀가장, 그리고 생활이 어려워 김장을 할 수 없는 저소득층까지 골고루 나누어준다. 김치는 한 겨울을 나는 가장 중요한 식량이기 때문이다.
예부터 김장을 하는 날은 마을잔치이기도 했다. 마을의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김장을 하기 때문에 날을 잡아 모두가 모여 힘을 보내고는 했던 것이다. 수원시의 각 주민센터마다 이렇게 한 겨울을 날 수 있는 양식인 김장을 나누는 것도 알고보면 옛 풍속의 유풍이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 수원의 가장 아름다운 나눔의 한 형태가 바로 김장나누기란 생각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