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저소득어르신들을 위한 장담그기 행사 추진

 

우리의 생활습속에서 장()은 매우 중요하다. 각종 음식에 맛을 내기위해 사용하는 간장이나 고추장, 된장 등은 꼭 필요한 조미식품이기 때문이다. 하기에 집에서 장을 담는다는 것은 그만큼 정성을 들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장이라고 하면, 간장과 된장, 고추장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 중에서 된장은 콩으로 빚은 메주를 띄워 오랫동안 숙성시킨 것을 말한다. 된장은 발효 숙성기간 동안 바실러스(Bacillus)균과, 공기 중에 존재하는 여러 균이 된장 특유의 맛과 향을 만들게 된다. 우리가 음식을 조리할 때 중요한 장을 담그는 행사가 열렸다. “장맛이 좋아야 그 집이 번창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장 담기는 시기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팔달구 지동 행정복지센터(동장 이현희)23일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특화사업인 저소득 어르신과 함께하는 장 담그기두 번째 행사를 진행했다. 지동의 장 담그기 사업은 건강한 전통 먹거리 제공으로 어르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안부확인 및 맞춤형 복지 상담을 위해 동 협의체 특화사업으로 올해 처음 추진 중인 사업이다.

 

지동 장 담그기 행사는 지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10명과 지동 사례관리대상 어르신 5명이 참석하여, 지난 2월에 작업한 메주와 소금물이 담겨있는 항아리에서 된장과 간장을 손수 분리하는 작업을 하였다. 장 담그기에 동참한 어르신들도 처음에는 어색해하셨으나 메주를 손수 으깨며 옛날 생각이 나서 좋다고 하셨다.

 

 

청동기 시대부터 전래된 것으로 보는 우리 장 문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된장은 2년에서 3년 사이의 된장이 가장 맛있고 영양 가치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옛 문헌 속에 처음으로 ()’이라는 낱말이 등장한 것은, 기원 전 300~400년 전에 썼다고 알려진 중국의 경전 <주례(周禮)>에서이다. 주례에 보면 고기를 햇빛에 말려 가루로 곱게 빻아 술에 담근 후, 여기에 조로 만든 누룩과 소금을 섞고 항아리에 넣는다. 잘 밀폐한 상태에서 백일 동안 어두운 곳에서 숙성하도록 띄워 익힌다.’라고 적고 있다.

 

<삼국지>에 보면 고구려 사람들이 발효식품에 능하다는 구절이 나오고,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의 이바지 음식에 술, 기름과 함께 메주가 등장한다. 고구려 유민들이 발해를 세운 직후인 7세기 말에는 이미 메주가 발해의 명물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하기에 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담갔던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의 <박물지(博物志)><학재점필(學齋佔畢)> 등의 문헌을 보아도 메주를 소개하면서 외국에서 건너온 음식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장을 담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먹거리로 재공하기 위해 행사를 벌였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있는 행사다. 장 담그기에 함께했던 이현희 지동장은 형편이 어려워 반찬하나 챙겨 드시기도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은데, 우리의 작은 정성이 어르신들의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

 

 

장 하나만 맛있어도 많은 찬이 필요하지 않아

 

장맛을 날 때는 간을 맞추는 소금도 상당히 중요하다. 염도가 잘 맞아야 장이 맛있기 때문이다. 대개 우리나라에서는 장맛을 낼 때 천일염을 사용하는데 오래 묵어 짠맛이 가신 것을 이용한다. 하기에 집집마다 천일염을 구입해 몇 년씩 묵혀 짠맛을 제거시키기도 한다. 이날 지동 장 담그기에 사용한 소금도 김인분 강사가 10년 이상 묵혀둔 천일염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날 장 담그기에 동참했던 지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박경숙 위원은 장을 담아 어렵게 사시는 지역 어르신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의미있는 행사라고 하면서 직접 항아리를 열어 장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렇게 지동 창작센터에 담가놓은 장은 숙성기간을 거쳐 10월에 반찬 지원이 필요한 어르신 5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역주민들이 어려운 이웃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들여 담아놓은 장이 익어갈 무렵이면, 팔달구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에는 장 냄새가 사람들의 입맛을 다시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맛있는 장이 될 것이라는 장 담그기에 동참한 주민의 말처럼 장 내가 풍기는 그런 맛있는 장소로 창작센터가 거듭나기를 바란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