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강제욱의 세상의 아이들

 

지동에 소재한 수원제일교회는 수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교회이다. 지상 40m가 넘는 꼭대기에 마련한 제일교회 종각에는 8층부터 10까지가 노을빛 갤러리이고 13층 종탑 꼭대기 밖으로 나가면 노을빛 전망대가 된다. 이 노을빛 갤러리에 색다른 전시가 열리고 있다고 해서 20일 오후 찾아가 보았다.

 

세상의 아이들이란 제목을 붙인 사진전은 8층부터 크고 작은 사진들이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 속에는 온갖 표정을 지은 다양한 나라의 아이들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작가 말 그대로 세상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짓고 있는 표정과 다양한 얼굴형태, 그리고 온갖 색이 총 망라된 느낌이다.

 

사진작가 강제욱은 지난 20년간 50개국이상의 국가를 다니며 역사와 문화, 환경 등을 주제로 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폐허 속과 식민지 티베트에서, 그리고 극심한 기근과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또한 나환자촌과 장애인학교, 빈민촌 등 세상의 곳곳에서 일반인의 편견으로 바라보면 행복과는 아주 거리가 먼 아이들을 만났다. 그러나 그의 파인더를 통해 만난 아이들은 하나같이 희망, 환희와 존엄성으로 충만하고 경이롭다.

 

 

조소과를 졸업하고 사진에 삐져들다

 

강제욱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강 작가는 대학재학시절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되면서부터 예술과 사회와의 소통에 다양한 관심을 가져왔다. 작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오>, <시사저널>, <아시아나 컬쳐>, <사진예술> 등 국내 외 매체에 세계 각국의 문화, 환경, 역사 등에 관한 다큐멘터리 사진과 글을 기고하여 왔다.

 

초창기에는 주로 사진작업과 글을 국내외의 대표적인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선보이다가 이후에는 전시회를 통해 기후, 환경 등을 주제로 하는 사회참여적인 작업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강제욱 작가는 지금까지 5권의 저서가 있고 15회의 개인전과 100여회의 그룹전을 아시아, 유럽, 남미 등지에서 개최하고 참여했다.

 

Unicef,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백신연구소(IVI), 세계환경포럼, 아프리카 NGO인 피스프랜드 등과 같은 다양한 국제기구, NGO등과 함께 예술을 매개체로 작업을 했다. 그 동안 출판된 책으로는 사진, 강을 기억하다(ARCHIVE, 공저), 젊음, 나눔, 길위의 시간(Photonet, 공저 및 기획, 사진에디팅), 몽골 초원에서 보내는 편지(이른아침, 공저), 사라져가는 수공업자, 우리 시대의 장인들(삶이 보이는 창, 공저),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청어람 미디어, 공저),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2(청어람 미디어, 공저), 퍼슨웹 인터뷰 엔솔로지, 눈맞춤을 쓰다.(이가서, 사진참여) 등이 있다.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을 만나다

 

노을빛 갤러리에 전시된 사진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아이들. 그들의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희망을 만날 수 있다. 때로는 수줍기도 하도 때로는 환하게 웃음을 띠우고도 있다. 그런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이 땅의 희망을 만난다. 그리도 힘들고 지친 삶속에서 살고 있지만 아직은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순진무구한 표정도 만난다.

 

아이들은 희망이죠.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세계 각국에 살며 처해진 환경이 다른 아이들을 만났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희망을 봅니다. 앞으로 이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아이들이 헐벗고 굶주림 없이 행복한 날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 한 장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니 놀랍네요

 

전시실에서 만난 제일교회 신도 한 분은 두 번째로 사진전을 보고 있다면서 사진 속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헐벗고 굶주리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표정 속에서는 과연 이 아이들에게도 아픔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그렇게 아이들의 표정이 밝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희망을 만나려면 제일교회 노을빛 갤러리를 찾아가보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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