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행궁나라 갤러리 안재홍의 ‘나를 본다’전
왕성한 작품활동하는 안 작가의 작품 만날 수 있어
월요일이 되면 수원의 갤러리들이 대부분 휴관한다. 모처럼 좋은 날씨에 볼만한 전시회를 찾다가 팔달구 행궁동(동장 민효근)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 전시중인 ‘정월 행궁나라 갤러리’ 초대전을 찾아갔다. 매달 2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초대전을 갖는 이 전시회는 안재홍 작가의 ‘나를 본다’전과 자수작가 정성임의 ‘생활자수전’이 열리고 있다.
월요일에 모든 시립이나 사설 갤러리들이 휴관을 하는데 비해 행궁동 행정복지센터는 주말에 문을 닫고 월요일이 되면 동 대민행정업무를 보느라 문을 연다. 그렇기 때문에 월요일에 찾아가기 딱 좋은 곳이 바로 행궁동 행정복지센터이다. 11월 1일부터 시작해 30일까지 전시되는 2명이 작가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행궁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을 자주 찾아가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작품이 교체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원인들을 위하여 마련한 정월행궁나라 갤러리는 이곳이 수원의 신여성인 나혜석의 생가터가 소재하기도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행궁동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안재홍 작가
안재홍 작가는 1991년 중앙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1995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나를 본다’라는 전시제목으로 매년 개인전을 열었다. 2002년 수원미술관에서 ‘침묵속의 욕망’이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가진 후 2003년부터 ‘나를 본다’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계속했다. 벌써 11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 중 10회가 ‘나를 본다’전으로 열렸다.
수많은 단체전에 참여한 안재홍 작가는 2인전도 열었다. 2008에는 안재홍, 이창세 2인전(청계창작스튜디오 초대, 서울)을, 2017년에는 김은주, 안재홍 2인전-선과 매체의 조응(해움미술관, 수원)을 열었다. 2018년에는 안재홍, 이재헌 2인전으로 ‘치열했던 여름이 남긴 고백’(디스위캔드룸, 서울)을 열었다.
현재 한국조각협회, 수원미술협회, 중앙조각회, 한국여류조각가회, 수원조각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재홍 작가는 수원미술장식 심의위원을 역임(2005~2009) 했고, 중앙대학교 출강(2003~2016), 국민대학교 출강(2014~2016), 협성대학교 출강(2016) 등 후학을 키워내는데도 매진했다. 2003년에는 구상조각대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입선했으며, 2012년 화성야외조각 공모전 최우수상(화성문화재단), 2014년 매향리조각공원 공모전 최우수상(화성문화재단), 2017년 서울국제조각페스타 대상(한국조각가협회) 등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자신을 보는 것에서 작업을 시작해
<나에게 있어 작업은 ‘나를 본다’에서 출발한다. 존재론적인 나의 삶, 현실 속에서 자의나 타의로 받는 구속, 그 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작은 꿈을 이야기한다. 인체의 아웃라인 위에 드로잉의 선과 같은 느낌을 표현하고자 구리선을 용접한다. 큰 흐름의 선들이 인체의 중심을 바로잡고, 그 선에서 잔가지의 줄기들이 뻗어나간다. 선들의 엇갈림과 뒤엉킴 속에서 가지들을 찾아 연결하고 다시 뻗어 나가는 이 작업은 긴 시간동안 반복된다.>
작가는 ‘나를 본다’에서 작업을 출발한다고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전시된 작가의 작품을 보면 구리선이나 동(銅) 등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그 작품 안에 작가 자신의 모습이 보이고 그 굵은 원선에서 적은 줄기들이 뻗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그런 작업의 연속을 통해 작품을 완성시킨다는 것이다.
안재홍 작가는 ‘선들의 엇갈림과 뒤엉킴은 현실에 대한 그 어떤 억압된 표현이며, 에너지 물질의 이동 통로였던 구리선이나 동 파이프로,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열정, 의지와 욕망 등을 그려본다. 그 속에서 지켜가고 싶은 나의 꿈을 파랑새로 표현한다.’고 했다. 굵기가 다른 구리선이 아래로부터 상승하는 생명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12일 오전. 정월행궁나라(행궁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애서 만날 수 있는 작가 안재홍의 ‘나를 본다’전. 전시된 작품을 돌아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작가와 관람객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판이하겠지만, 작품을 관람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가 하는 일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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