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에서 연밤을 먹는다면, 그 맛은 어떨까? 하긴 연밥을 가장 먹기 좋은 곳이 절집이란 생각이다. 웬만한 절집에는 조그마한 연못이라도 연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 연 잎이 요즈음 연밥을 해먹기 딱 좋은 철이다. 그래서 언제 연밥이나 한 번 해먹어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

그런에 주지스님께서 점심을 먹자고 내려오란다. 시간을 보니 아직 점심공양 시간이 덜 되었는데. 공양간이 달린 방으로 들어가니, 식탁에 웬 접시가 하나씩 놓여있다. 점심을 먹으라고 하더니 무슨 접시 하나씩을 펼쳐 놓았을까? 혹시 복중이니 삼계탕이라도 주려는 것일까?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점심에 나올 음식이 사뭇 궁금하다.


절집서 먹는 연밥, 분위기에 녹아

조금있으려니 스님들이 쟁반에 무엇인가를 가득 들고 들어오신다. 연밥이다. 답사를 다닐 때도 가끔은 절집서 연밥을 먹어 보았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연못에서 딴 연잎에 싸서 주는 연밥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연잎을 벗겨내고 한 술 크게 더 음미를 해본다. 맛이 좋다. 스님들이 만든 것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사뭇 다른 듯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아침을 좀 덜 먹을 것을 그랬나? 혼자 먹은 것이 죄스러워 구경이나 하시라고....



연잎이 큼지막하게 달렸다. 그 잎을 따서 잘 씻은 다음, 미리 쪄놓은 밥을 그 안에 잘싸서 다시 김을 올린 것이다.


연잎을 펼치니 윤기가 흐르는 밥이 나온다. 은행이며 잣 등을 넣어서 찐 연밥은 채식을 하는 절집의 영양식으로 많이 먹는다. 연향이 입안에 감돈다. 그 맛이 일품이다.


연밥과 함께 나온 반찬들이다. 깻잎 무침, 매실짱아치, 오이고추(?), 김치, 참외무침 등이 나왔다. 육식을 할 수 없는 절집음식은 그런대로 감칠 맛이 난다. 매일 먹는 것이 아닌 연밥. 한 그릇 더 했으면 좋으련만. 두고두고 아까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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