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난 건강을 지키기 위해 팔달산 회주도로를 걷는다
땀 흘리며 걷고 난 뒤 가벼운 찬물등목으로 상쾌함 배가
장마철이 되면 온몸이 꿉꿉하다. 7월 13일, 12일 초복다림을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봉사를 한 덕분에 몸이 많이 무겁다. 비가 내렸다면 문밖출입을 자제했겠지만 다행히 중부지방은 한때 빗방울이 떨어진다는 소식이다. 오전이라 그런지 구름은 많이 끼었지만 날씨는 무덥지가 않다.
난 이럴 때 찾아가는 곳이 있다. 바로 가까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팔달산 중턱에 난 회주도로이다. 남문로데오거리 청소년문화공연장 앞에서 화성의 성벽을 따라 팔달산으로 오르면 팔달산 중턱으로 난 회주도로를 만나게 된다. 이 길은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는 길이기 때문에 늘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겨하는 길이다.
회주도로와 연결되는 곳까지 오르니 오전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땀이 흐른다. 역시 7월의 복중이라 시간과는 관계없는 듯하다. 모처럼 여유를 갖고 산책에 나섰으니 바쁠 일이 없다. 천천히 성신사 방향을 향해 걷는다. 뒤에서 꼬마들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발로 구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탈 것을 탄 꼬마 두 명이 신바람 나게 앞으로 지나간다.
성신사 우물 이렇게 놓아두면 안 된다.
정조대왕은 화성 성역이 완료되는 시기에 맞추어 특별지시를 내렸다. 바로 성신사를 지으라는 것이었다. 성신사는 화성을 지키는 신이기는 하지만, 당시로 보면 수원전역을 보호하는 신이기도 하다. 팔달산 중턱 서장대 아래 성신사를 축조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성신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는 점이다.
정조대왕은 “우리고장을 바다처럼 평안하고, 강물처럼 맑게 하소서”라며 화성과, 화성 백성들을 걱정하는 축문을 직접 지어 하사하기도 했다. 성신사는 정조 20년인 1796년 7월 11일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약 한달 만에 완공되었다. 성신사가 완성된 후에는 화성 성신의 위패를 만들고 길일을 기려 1796년 9월 19일에 사당 안 정면에 봉안하였다.
화성의 신을 모시는 성신사는 팔달산 기슭의 병풍바위 아래에 자리하고 있었다. 정당은 5량 3가인데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들었다. 앞 기둥 안쪽에는 네모난 벽돌을 깔았고, 당 아래에는 층이 지게 기단을 놓았다. 정당 앞으로는 3문을 세웠으며, 좌우로는 5간 행각을 붙였다. 남쪽으로 2간은 안쪽으로 행하게 하여 전사청을 삼았고, 북으로 3간은 밖으로 향하게 하여 재실 1간, 마루 1간, 나머지 1간은 공랑을 삼았다.
정조대왕 당시의 성신사는 일제에 의해 훼파가 되었으며, (사)화성연구회의 무단한 노력으로 2009년 10월에 다시 복원하였다. 이 때의 복원에 들어가는 비용은 중소기업은행에서 수원시에 12억 원을 기탁하여 이루어지게 되었다. 성신사를 찾아가면 꼭 확인하는 곳이 있다. 바로 성신사 뒤편에 있는 제정이다. 제정에는 물이 하나도 없이 보기에도 불편한 돌들이 놓여있다. 가물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정이지만 그 형태만 본을 뜬 것인지는 몰라도 제대로 보수해 물이 고이도록 만들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정조대왕을 만나고 다시 회성을 걷다
성신사를 지나 회주도로를 걸으면 우측 도로 아래 정조대왕 동상이 있다. 팔달산에서 수원을 내려다보고 있는 정조대왕상 앞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늘 이곳에 들리면 발길을 멈춘다. 그리고 백성을 사랑했던 정조대왕의 마음에 늘 감사를 드린다. 다시 화성 성벽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성 안쪽으로 화성을 축성하는 모형을 만들어 놓은 곳이 있다.
“이곳은 정조대왕 당시 수원화성을 축성할 때 모습을 작은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당시 큰 바위를 들어 올리는데 사용한 거중기를 비롯해 축성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알기 쉽게 만들어 놓은 것이죠”
인천에서 화성관람을 하기위해 찾아왔다는 이아무개(여, 27세)씨와 친구 한 사람이 화성축성 당시 모형을 보면서 설명을 해줄 수 없느냐고 묻는다. 화성에 대한 식견이 짧은 나로서는 그저 알고 있는 대로 설명해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 들어주는 그녀들에게 감사하다. 설명을 마친 후 다시 성벽을 타고 걷다보니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이 시야에 들어온다.
내가 여름 복중에 피서를 하는 방법은 수원화성을 돌아보는 것이다. 먼 곳까지 찾아간다고 힘들어할 것도 없다. 수원화성 전 구간을 돌아볼 필요도 없다. 그저 생각나는 곳을 걸으면 된다. 그렇게 난 한 여름의 더위를 피한다. 수원화성이 있는 수원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 즐겁다. 그것은 나만의 여름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수원화성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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