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린다. 모란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연다. 벽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모란들의 모습에 눈길이 멈춘다. 수원시 장안구 율천동 민원실 벽면이 그대로 밤밭 갤러리가 되었다, 홍익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작가가 깊은 고뇌 속에서 만난 모란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가 표현한 모란들이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저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을 전공 하였고, 지금은 회화를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항간의 사람들은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 회화를 한다는 점에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좋지 못한 시각으로 평가하기도 하여 늘 그것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기존의 회화적인 작품에 따라가 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타협하고 눈치 보며 작품 활동을 한 적도 있죠.”

 

 

10여 년 전 부터 모란에 빠져

 

사람은 누구나 살다가 보면 나름대로 깊은 고뇌에 빠지기도 한다. 황보 경 작가도 어느 순간에 모란이라는 주제에 빠졌다. ‘모란이란 주제에 매료되어 무작정 모란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10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초반에는 모란이라는 주제를 보이는 그대로 그렸지만, 3~4년 전부터는 작가의 전공을 살려 새롭게 모란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저는 모란의 형태를 극대화시켜 주제가 갖고 있는 명암괴 고유의 색채를 배제하고, 단순화, 도식화하여 강렬한 보색대비와 모란 고유의 선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가 황보 경 작가의 모란은 우리가 늘 보아오던 모란과는 차이가 있다. 한 마디로 모란이 어느 순간 가까운 오랫동안 함께 한 친구나 연인처럼 다가온다는 것이다.

 

 

모란은 저에게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친구, 아니 연인을 만나는 설렘을 주는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란은 5월초에서 중순 까지 만 잠깐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3~4일 정도 만 화려하게 피었다 지는 것이 너무도 아쉬워 저의 작업을 통해 늘 피어있을 수 있게 하고자 함이죠.”

 

모란을 통해 작가의 감성을 이끌어 내

 

황보 경 작가가 생각하는 모란은 무엇일까? 황보 경 작가는 모란의 그림 속에서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마음속에서 놀고 있던 감성들을 끌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동시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감성들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모란을 만나고,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금화마을 대우현대A)과 작업실(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원천주공 2단지상가 205)을 오가며 늘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 자신이 느끼고 있는 모란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느낌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황보 경 작가는 많은 전시를 통해 그런 작업들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현재 전시를 하고 있는 율천동 밤밭갤러리 초대전 외에도, PEONY, 한국-네덜란드 수교50주년 초대전 Gallery Amber, 부스개인전, 2011신춘기획-현대미술작가초대전, A&C Art Fair 2010 부스개인전, Seoul Mordern Art Show 부스개인전 등을 열었다.

 

 

그런가 하면 단체전에서도 황보 경 작가의 그림은 늘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중일 국제 교류전, 팔달 어울림 수록 작품전, 설레임 전, 맛있는 그림 나누기 It's Yummy!!, East Asia 국제 미술교류전, 2011 KIFDA 국제교류 선정작가 80인 전, Korea Womea's Artists & Say contemporary , 수원 예술인 축제 기획전 -A New Horizons 등에 출품을 했다.

 

늘 모란을 친구나 연인처럼 생각을 하면서,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모란만이 갖고 있는 사고를 끄집어내려고 고뇌하는 작가 황보 경. 그녀의 모란을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어느 사이에 내가 모란이 되어가고 있다는 한 관람객의 말이 떠오른다. 아마도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모란 속에 간절한 마음이 있기 때문은 아닌지. 426일까지 계속되는 율천동 주민센터 밤밭 갤러리에 가서 황보 경 작가의 모란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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