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라는 곳 참 재미있는 곳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나 세계최초의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 말고도, 재미있는 곳이 참 많다. 그 중에서 수원처럼 많은 먹거리를 갖고 있는 곳도 그리 흔치가 않다. 수원의 먹거리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지동순대 타운도 주말에 사람들이 몰리면 줄을 서고, 통닭거리는 아예 날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소문난 곳 말고 또 한 곳이 있다. 저녁 7시 정도에 찾아가도 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곳. 수원시 팔달구 구천동 수원천변에 자리하고 있는 예박사라는 양념구이집이 바로 그렇다. 이 집에서는 메뉴가 단 한가지 밖에 없다. 바로 소양념 갈비살이다. 1.4kg4만원을 받는다.

 

딴 것은 다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해

 

어제(329) 모처럼 기자들과 함께 찾아간 예박사. 이 집은 원래 지난 해 6월까지 지동시장 뒤편에 있었다. 그리고 현재의 자리로 옮긴 것이다. 지동시장 뒤편에 있을 때는 주로 노천에 테이블을 놓고 먹었는데, 지금은 안에서 먹을 수 있어 날이 추워도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몰리면 기다려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초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비닐하우스 안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예박사의 특징은 사람이 몇 명이던지 처음에 양념갈비살 한 접시와 정구지무침, 콩나물무침, 동치미, 오이김치 등을 갖다가 준다. 그리고는 그 다음부터는 모든 것이 셀프이다. 술도 알아서 냉장고에서 꺼내다가 먹으면 된다. 밥도 없다. 야채도 없다. 필요한 사람은 미리 준비해가면 된다. 밥을 싸와서 먹는다고 아무도 나무라지 읺는다.

 

기본으로 주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불판 좀 갈아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 처음에 숯불에 올려놓은 불판으로 끝까지 버텨야 한다. 반찬은 얼마든지 갖다 먹으면 된다. 하지만 먹을 만큼만 갖다가 먹으면 된다. 그리고 고기접시가 비워지기가 무섭게 접시를 가져가 버린다.

 

 양념갈비살 한 접시에 1.4kg이며 40,000원이다. 반만 주문은 절대 안된다. 벌건 숯불에 구워먹는다.

 

세상에 오래있기도 미안하네.

 

그런데 예박사에 가서 고기를 먹을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여기는 가족끼리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가 하고 싶으면 절대 안된다. 자리가 비기가 무섭게 치워지고 딴 사람들이 와서 앉기 때문이다. 그리고도 밖에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있으니, 조금 오래 있으면 눈치가 뵈는 집이다.

 

남은 것은 싸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포장을 해준다. 사실 한 접시면 장정 3명이 먹이에 좋은 양이다. 두 사람이 들어가면 다 먹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맛은 좋으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집의 맛은 양념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양념갈비. 그냥 와서 먹어보면 된다. 오죽하면 고기 맛에 반해 처음 내다 준 것만 찍었을까? 더 이상 말이 필요치 않다는 생각이다.

 

처음에 기본으로 주는 반찬이다. 오이김치가 하나 빠졌다. 그리고는 더 먹을 사람은 직접 찬통에 가서 퍼오면 된다.

 

차림표를 보면 메뉴는 딱 한가지 뿐이다. 가격도 착하다. 양도 푸짐하다. 그리고 아랫 사진에 둥근 원 안이 바로 번호표로 주는 주걱이다.

 

오후 7시 자리 없다. 저 위에 비닐하우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싸고 맛있는 집 예박사. 수원에 오시면 꼭 한 번찾아오시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고기꽤나 먹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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