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산 1 - 1에는 <소리문화의 전당>이 있다. 소리문화의 전당 뒤편 숲은 전북대학교의 학술림이다. 이곳은 더위를 피해 찾아드는 사람들로 여름이면 사람들이 찾아들어 꽃을 피운다.

이 학술림은 1964년 3월 5일 지정이 되었으며, 면적은 총 138,19ha이다. 전주시 덕진동, 송천동, 금암동, 인후동 일부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요 수종으로는 느티나무, 단풍나무, 상수리, 편백, 히말라야시다 등이 자라고 있다.


한 여름 최고의 피서지 편백나무 숲

소리문화의 전당을 뒤로하고 숲길로 접어들었다. 흙길을 밟으며 조금 걸어가니 삼거리에 이정표가 보인다. 장덕사 860m, 대지마을 430m, 오송제 360m 라는 푯말이 보인다. 운동을 하느라 숲길을 걷는 분들에게 길을 물어 편백나무 숲으로 향했다. 오송제(오송지)라 쓴 푯말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사람들이 숲속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편백나무 숲이다.



한 여름에도 더위를 느낄 수 없는 편백나무 숲

이곳은 하늘 높게 자라고 있는 편백나무가 빼곡 들어차 있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고, 숲 안쪽에는 누구인가 텐트를 쳐 놓았다. 한편에는 자리를 펴고 책을 읽는 모습도 보인다. 다람쥐 한 마리가 사람들도 두려워하지 않고 뛰어다닌다. 길을 바꿔 작은 소로로 접어들었다. 풀 냄새가 싱그럽다. 발에 밟히는 땅의 감촉이 좋다. 맨발을 벗고 땅을 밟으니 축축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다. 고운 흙이 발가락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다.


음산한 플라타너스나무 숲

흙이 고운 길을 걸어 숲길을 벗어나니 차가 다니는 큰 도로가 나온다. 건너편을 보니 플라타너스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길을 건너 플라타너스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영 기분이 안 좋다. 시내에 있던 가로수를 딴 수종으로 교체하면서 이곳으로 플라타너스나무들을 옮겨왔다고 한다. 촘촘히 심어 놓은 나무들은 성한 것이 별로 없다.

그 중에는 죽어 썩어진 것들도 있고, 아랫부분만 남기고 뭉텅 잘라진 것들도 있다. 거기다가 나무들을 너무 가깝게 심다보니, 가지들이 옆으로 뻗지를 못하고 위로만 자라났다. 한 마디로 음산한 풍경이다. 아마 비라도 추적거리고 내리는 날이면 아무도 이곳을 들어오지 않을 것만 같다. 동행을 한 분이 한 마디 하신다.


음산한 분위가가 나 대낮에도 사람들이 피하는 플라타너스 숲

“이 곳은 정말 기분 나빠요. 대낮에도 무엇인가가 자꾸 뒤를 따라오는 것 같아서요” 그럴 만하다. 어떻게 나무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까? 그래도 한 때는 전주시의 가로수 길을 시원하게 그늘을 만들었던 나무인데.

온갖 수종을 느끼면서 걸을 수 있는 길

숲을 한 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왔다. 대지마을 쪽으로 돌아와 반대편인 장덕사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더위에 이미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숲속의 향에 취해, 그런 것은 잊은 지가 오래이다. 편백나무 숲이 앉아 쉬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 길은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다닌다.




걷다가 보니 하늘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숲길이 나타나기도 한다. 길은 어디나 있다. 숲길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디나 펼쳐진 숲길은 나름 제멋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숲길은 늘 신선하다. 소리의 전당 뒤편 전북대학교 학술림. 1시간여를 땀을 흘리며 돌아본 길.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전주 소리의 전당 주변의 숲길에는 참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길을 걷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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