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서 청풍방면으로 가다가 보면 우측으로 KBS 드라마 촬영장이 나온다. 그곳을 지나면 좌측의 도로변에 금성면 성내리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에서 동쪽으로 난 계곡을 따라 오르면 경관이 수려하다. 충북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 산1번지에 소재한 무암사를 오르는 길에는 신기전의 촬영장이 있고, 청풍호반 길에서부터 2.9km를 들어가면 무암사가 나타난다.

 

무암사를 오르는 길은 절경이다. 오르는 길 여기저기 볼만한 것들이 많아 지루한 줄 모르고 오를 수가 있는 절이다. 그저 주변 경관을 둘러보면서 오르다가 보면, 저 멀리 무암사 전각의 지붕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곳쯤 도착하면 숨이 턱에 닿는다. 큰 길에서 거의 2km 정도 산길을 걸어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의상대사가 창건한 무암사

 

무암사의 건축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라 때 의상대사가 건축하였다고 한다. 그 후 조선 영조 16년인 1740년에 중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무암사의 입구에는 두기의 부도가 있는데, 그 중 한 개가 소의 부도로 죽은 소에서 나온 사리를 보관하고 있어 유명하다.

 

처음 절을 지을 때는 무림사라고 하였는데, 의상대사가 무림사를 세우려고 아름드리나무를 잘라 다듬어 힘겹게 나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소 한 마리가 나타나 목재를 운반하여 준 덕에 절의 중창을 마무리하였다고 한다, 얼마 후에 소가 죽어 화장을 하였더니, 여러 개의 사리가 나와 소의 불심에 감동한 대사는 사리탑을 세우고 사람들은 무림사를 우암사(牛岩寺)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1,200년 묵은 싸리나무로 만든 기둥

 

또한 대웅전 전면의 기둥은 수령 1,200년을 넘는 싸리나무의 기둥이라 하여 보존 가치가 높다. 극락보전 안에는 충북 유형문화재 제214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있다. 이 아미타여래좌상은 절을 중창한 해인 영조 16년에 함께 모셔진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무암사는 크지 않은 절이다. 절 입구는 요사채의 한쪽으로 문을 삼았으며 안은 자로 가람을 배치하였다. 절 뒤편에는 칠성각과 산신각이 조금 떨어져 한 칸씩 지어져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무암사는 금수산 한편 기슭에 편안하게 자리하고 있다. 주변의 경관이 빼어난 무암사는 봄서부터 사람들이 찾아든다고 하는데, 너무 나 이른 계절이라서 인가 찾아오는 발길이 끊어진 듯하다.

 

경내를 한 바퀴 돌아 절문 앞으로 나오니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그 밑에는 사람이 서서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고, 그 안에 암반에서 나오는 샘물이 있다. 그리고 옆에는 땅을 파고 김장독을 묻어 놓았다. 많은 절집을 다녀보지만 이렇게 바위가 있으면, 그것을 이용하는 법을 가장 잘 아는 곳이 바로 절인 듯하다. 금수산 기슭에 한가롭게 펼쳐진 무암사. 오늘 또 한 곳의 천년고찰을 만났다.

 

 

 

 

사람들은 절을 찾는다. 꼭 불자가 아니라고 해도 절을 찾는 이유는 가지가지이다. 아마도 절이라고 하는 특성상 그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암사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절집 뒤편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전각 때문이다. 성인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 엎드릴 만한 공간이 있다.

 

비좁은 산신각과 칠성각을 돌아 나오니 다리가 뻐근하다. 좁은 전각 안에서 다리조차 제대로 펴지 못하고 절을 한 덕분은 아닌지. 무암사에서 다시 한 번 겸손을 배운다. 절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겸손을 배우면서 스스로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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