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외 계층을 위한 기부금 조성 프로젝트

 

오토마타’. 조금은 생소한 이름이다. 움직이는 기계인형 오토마타란 스스로 동작하다라는 고대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즉 여러 가지의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뜻하며, 지난 429일부터 수원연극축제가 열린 57일까지 행궁 광장 한편 부스에 자리를 잡고 기획전이 체험 행사가 함께 열렸다.

 

7일 오후 찾아간 행궁광장. 수원연극축제 폐막식 준비로 바쁜 특설무대를 젖혀놓고 오토마타 설치가 되어있는 부스를 찾아들었다. 부스 한 면을 꽉 채운 다양한 인형들이 서로 엇물려 돌아가는 것이 보기에 희한하다. 어떻게 저렇게 큰 오토마타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작가 선생님이 오늘은 시간이 안 된다고 연락이 왔어요. 나중에라도 한 번 만나보시려면 연락을 해 놓을게요

오토마타 부스에서 관리를 하고 있던 수원문화재단 직원이 걱정스럽게 이야기 한다. 작가 분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명함을 건네주었더니, 시간이 맞지 않아 불 수 없을 것 같다는 대답이다. 하지만 이왕 이곳을 나왔으니 오토마타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톱니바퀴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짓는 인형들

 

오토마타 기획전을 준비한 당사자는 이번 기획전은 단순히 관람만 하는 전시가 아니라 오토마타 작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였다연극의 가장 기초적인 특징인 움직임을 오토마타 작품을 통해 표현하였다. 톱니바퀴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짓는 인형들과 모형들을 만나며 움직임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고했다.

 

어림잡아 50여 개가 넘는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커다란 하나의 오토마타의 축을 움직이는 작품은 보기에도 장관이다. 그 톱니가 맞물려 움직이면서 아래위로 움직이며 각종 인형들과 모형들이 하나의 그림을 완상해 낸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어도 도대체 그 움직임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저런 거대한 작품을 만드는 데는 얼마나 걸리는 것일까? 오토마타 부스를 지키고 있는 담당자에게 질문을 하였더니 이런 대작을 만드는 데는 한 달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상당히 정교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한다고 해요라는 대답이다. 한 달 이상 걸려 만들어진 오토마타 대작. 그 앞에 서있는 것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단순히 움직이는 인형이나 모형들이 아니라 거대한 하나의 살아있는 작품이란 느낌이다. 작가는 작품 하나를 조성하기 위해 수많은 날들을 공을 들이고 정성을 다했을 것이다. 움직이는 기계인형이 아니라 그 안에 작가가 생명을 불어넣었을 것 같기만 하다.

 

 

원행을묘정리의궤반차도를 만나다

 

이번 화성행궁 광장에서 체험에 참가한 오토마타 작품들은 화성 행궁에서 열린 수원연극축제에 맞게 <원행을묘정리의궤>반차도내용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이 직접 오토마타 작품을 제작하고 꾸밀 수 있도록 했다. 부스 안에서 오토마타 톱니와 인형들을 조립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표정에서 진지함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정조대왕과 관련된 반차도의 일부분을 직접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오토마타 제작체험에 참여했는데 톱니의 귀를 제대로 맞춰 돌아가게 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기본적인 것은 강사들이 미리 만들어 놓아 편하게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렵네요. 이런 체험을 아이들이 계속할 수 있다면 집중력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합니다. 자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영통에서 연극제 구경을 왔다가 좋은 체험을 하게 됐다는 이아무개(, 43)씨는 아이가 오토마타 체험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며 앞으로 이런 체험을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더구나 이곳에서 기획전과 체험을 하면서 얻어지는 체험 수익금 전액은 수원문화예술 기부프로젝트인 싹에 기부되며, 소외계층을 위한 예술교육프로젝트를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의미있는 전시와 소외계층을 돕고자 하는 작가의 심성이 담긴 오토마타 기획전. 앞으로 이런 전시와 체험을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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