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향토유적 앞에 쌓인 쓰레기 부끄럽다

 

용인시에서 지정한 향토유적 앞에 쓰레기가 가득 쌓여있어 지나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향토유적이란 문화재로 지정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지역에서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지정하는 제도이다. 비록 국가나 지방문화재로 지정은 되지 못했다고 해도 나름 선조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우리는 국보나 보물, 민속문화재, 혹은 지방유형문화재나 문화재자료 등으로 지정돼야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향토유적은 그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선조들의 유물로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사고는 어느 문화재와 다를 바 없다. 그런 향토유적 앞에 쓰레기가 쌓여있어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향토유적도 문화재 명칭은 지정받지 못했다고 해도 선조들의 문화유산이다. 하기에 해당지자체에서는 도로변에 이정표를 내걸어 안내를 하고 있다. 그런 향토유적을 문화재 지정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향토유적 역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다만 지정 문화재에 비해 훼손이 되었거나 제작연대 등을 확실히 알기 어렵다는 점 등이 문화재지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뿐이다.

 

모처럼 떠난 문화재답사로 들뜬 마음

 

20일 떠난 문화재답사. 모처럼 마음을 다잡아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이라도 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시간에 쫓겨 살다보면 문화재답사도 제대로 떠날 수가 없다. 작정을 하고 떠난 길이라 몇 기의 문화재라도 둘러보겠다고 나선 길이다. 먼 길을 갈 수 없으니 수원에서 가까운 용인으로 답사할 곳을 정했다.

 

부지런을 떨어 길을 나섰지만 오고가는 시간을 계산하면 정작 문화재를 둘러보는 시간을 그리 많지가 않다. 당연히 마음만 바빠질 수밖에. 한 곳을 둘러보고 찾아간 곳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농촌파크로에 소재한 용인법륜사이다. 법륜사는 전통사찰로 최근 새롭게 조성을 하고 있는 절이다. 웅장한 대웅전을 비롯하여 화려하게 치장한 전각들이 우리 전통사찰이라기보다는 흔히 현대적인 면을 가미한 거대 작품같은 절이다.

 

그 안에 경기도문화재자료 145호로 지정된 용인법륜사 삼층석탑이 소재하고 있다. 고려 때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삼층석탑은 서울시 구로구에 거주하는 이덕문씨 집에 소장하고 있던 것을 이운하여 건립하였다고 한다. 신라석탑의 형식을 계승한 일반적인 삼층석탑으로 조성시기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법륜사 삼층석탑은 단층기단에 올린 삼층석탑으로 탑신에는 양우주를 새기고 옥개석을 올려놓았다, 탑의 형태로 보아 고려 때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삼층석탑은 몸돌과 옥개석을 각각 1석으로 조성하였으며 탑신에는 양우주를 새기고 옥개석의 받침은 4단으로 조성되어 있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석탑이다.

 

현재의 탑은 법륜사 경내에 소재하고 있으며 상륜부가 유실된 듯 새롭게 치장한 상륜부를 조형해 올려놓았다. 탑의 크기나 조형에 맞추어 상륜부를 제작한 듯하지만 밋밋한 탑에 비해 화려하게 조형한 상륜부가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듯하다. 하지만 마음으로 위하는 삼층석탑이니 이렇게 아름답게 조형을 했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아름답게 상륜부를 치장한 법륜사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생각이다. 그 정도로 우리문화재에 관심을 갖고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 중 만난 두창리 삼층석탑 화가난다

 

법륜사 삼층석탑을 돌아보고 난 후 다음 답사지를 향해 이동을 하던 중에 갈에 안내판이 보인다. 두창리 삼층석탑과 선돌이 있다는 안내판을 보고 가던 길을 돌려 먼저 답사를 하기로 정하고 심층석탑을 찾아갔다. 용인시 향토유적 19호로 지정되어 있는 두창리 삼층석탑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두창리 1447-2에 소재한다.

 

두창리 삼층석탑은 뒤편에 두창저수지가 자리하고 앞으로는 도로가 나 있어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곳이다. 길 건너 언덕에는 선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한 마을에 두 기의 향토유적이 소재하고 있다. 삼층석탑은 도로 아래편에 자리하기 때문에 길가에 커다란 안내판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삼층석탑 옆으로는 간이의자와 간결하게 조성한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농촌마을인 두창리를 들린다면 이 삼층석탑과 선돌을 돌아보면서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다.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한 이곳은 탑 옆에 두 대 정도의 차량을 주차시킬만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삼층석탑 앞에 마을에서 갖다 버린 듯 쓰레기더미가 수북이 쌓여있다. 버린 쓰레기들을 보니 하루이틀동안 버린 것들이 아니다. 자신들이 마신 술병이며 집에서 사용하다 내다버린 의자 등. 한 마디로 이 향토유적 앞 도로변의 공간을 마을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화가 치민다. 아무리 문화재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간판을 걸어 소개하고 있는 향토유적 앞에 수북하게 쓰레기를 쌓아놓을 수 있단 말인가? 용인시나 원삼면 관계자는 향토유적으로 지정을 할 줄 알면서 관리는 할 줄 모르는 것일까? 쓰레기를 쌓아 놓은 지 하루 이틀이 아닌 듯한데 한 번도 이런 것을 보지 못했단 말인가?

 

문화재란 지정만 하고 관리를 하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훼손이 되기 일쑤이다.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야 할 대상이 바로 우리문화재이다. 그런 문화재를 이런 식으로 방치하고 있다니. 지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정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관리이다. 비록 향토유적이라고 해도 선조들의 문화유산이다. 삼층석탑 앞 도로변에 가득 쌓인 쓰레기를 보면서 관계당국이나 지역주민들의 의식수준을 알만하다. 용인시 관계자는 하루 빨리 이 쓰레기를 치우고 주변을 말끔히 정비하여 다시는 이런 볼썽사나운 꼴을 보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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