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시장 2층에 자리한 작가들의 모임인 아트포라. 1년 동안 아트포라를 떠난 작가들의 숫자가 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처음에 이곳에 아트포라가 개설되고 난 후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가는 이제 3명 내외 정도이다. 26일에 찾아간 아트포라에는 비어있는 작가의 공방 한 자리가 있는데, 이달 말이면 또한 작가가 떠난다고 한다.

 

아트포라는 영동시장이 수원문화재단과 힘을 합해 마련한 공방이다. 그런데 입주한 작가들 중에는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 입주를 하면 관리비라고 해야 한 달에 고작 10만 원정도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얼마가지 않아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자립성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꼬마들도 도자기 만들기에 열중해

 

26일 오후에 들려 본 영동시장 2층에 자리한 아트포라. 이곳은 10여 명의 작가들이 각자 자신의 공방을 지키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 곳은 비어있고, 또 한 곳은 이사준비를 하느라 짐을 정리하는지 부산하다. 그런 중에 도자기 공방인 흙마음에는 어린이 두 명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흙마음의 허영남 작가는 아트포라가 처음으로 문을 열 때 입주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이곳 흙마음에는 초등학교 학생 3, 도자고를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는 중학생 1, 그리고 주부 3명과 회사를 다니는 남자 1명이 도자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날 만난 두 어린이는 오누이사이로 오빠 경윤수(, 9. 초등학교 2)와 누이동생인 경윤서(, 8. 초등학교 1)이다.

 

마른 화병에 꼼꼼하게 칠을 하고 있는 이 오누이는 파장동에서 이곳으로 도자공부를 하러 다니고 있으며, 이제 배운지가 4개월 정도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와서 만든 것을 갖고 집안에 진열을 해 놓았단다. “아이들이 정말 똑똑해요라고 말하는 허영남 작가는 칠을 하는 것을 하나하나 주문하고 있다.

 

 

 

외부 강습이 없으면 운영 어려워

 

제 경우는 강습을 나가지 않으면 운영이 어려워요. 문제는 아트포라가 있는 공방으로 사람들의 유입이 안 된다는 것이죠. 사람들이 들어오기만 하면 찾아와서 묻고는 하는데, 영동시장 입구가 반대편에도 있다 보니 이곳으로는 사람들이 왕래를 하지 않아요. 그만큼 배우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허영남 작가 같은 경우는 그래도 딴 공방보다는 배우는 사람이 많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그 중에는 자신이 작품을 만들고 성취감을 느낀다고 하면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부들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필요한 것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지도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세 곳에 강습을 나가요.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도자전공반 하고, 동탄 푸른초등학교 학부모들, 그리고 용인에 강습을 나가고 있어요. 세 곳 중 두 곳은 방학 중에 쉬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쉴 때 작업을 많이 해 놓아야죠. 물건이 빠져나가도 강습을 나가다가 보면 작품을 할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열심히 해도 판매가 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야 판매가 되는데, 이곳 흙마음도 일주일 중에 한두 번 판매를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공방 운영이 힘들다보니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트포라 작가들이 자립을 할 수 있게 홍보가 되어야 하는데, 이제 만 2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이곳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좀 더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아트포라에서 물건도 구입하고 배울 수도 있다고 소문이 나면 차츰 나아지겠죠. 그대까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작가가 좋은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아트포라 작가들이 온전히 작품에 정진하기 위해서는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게 충분한 수입을 가져올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누이와 함께 열심히 작업을 하는 허영남 작가. 올 겨울방학에는 작품에 정진해야겠다고 한다. 아트포라 작가들이 온전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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