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전화가 울린다. 이른 아침에 전화가 올 때가 없는데 무슨 일인가 해서 보았더니 평소에 친분이 있는 파워블로거이다. 사실 블로거들 중에 피워라는 호칭은 함부로 부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다. 적어도 블로그에 글을 올려 세상을 바꿀 힘이 있어야 파워블로거라는 호칭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이 아침에 웬일입니까?”

오늘 수원에 대목장 보러 가려 하는데 안내 좀 해주세요.”

대목장을 왜 수원으로 와요?”

수원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대목장을 꼭 수원에서 보고 싶었거든요

오시는 것은 좋은데 무슨 안내를 해드릴까요?”

저희들이 몇 집이 함께 내려가는데, 무엇을 어디서 사야할지 몰라서요.”

그럼 점포 안내만 해주면 되나요?”

, 이왕이면 물건도 좋은 것으로 살 수 있으면 더 좋고요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다. 수원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동안 전통시장의 상인들과 교류를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바쁠 때 오히려 그들에게 누가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오늘이 바로 대목장을 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날이기 때문이다.

 

 

 

장이 모여 있는 이곳, 역시 대목장답다.

 

약속시간이 돼서 지동교로 나갔다, 차를 댈 때가 마땅찮다. 이야기를 하고 옆에 있는 시장 옥상으로 차를 올렸다. 네 가족이 왔다고 하는데, 인원이 10여명이나 된다. 얼마나 많은 것을 사갖고 가려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인지 모르겠다. 우선 무엇을 사야하는지를 물어보고 난 뒤 시장을 돌아볼 동선을 정했다.

 

지동시장 정육점으로부터 한 바퀴 돌기로 하고 시장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다보니 이야기를 하기도 죄스럽다. 다행이 알아보고 어떻게 나왔는냐?’고 먼저 묻는다. 서울에서 손님들이 내려와서 장을 함께 돌아보려고 왔다고 하면서 좋은 고기를 좀 달라고 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그런 말을 하기가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 수원의 장을 보기위해 멀리서 온 사람들이 아닌가? 한 사람의 물건이라도 더 팔아주어야 할 것 같아 미안함을 꾹 참고 부탁을 한 것이다. 다행히 종업원들이 많이 나와 필요한 것들을 일일이 찾아서 봉지에 담아준다, “많이 드려라는 주인의 말이 고맙기만 하다. 더 주고 덜 주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 말이 고마운 것이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붐벼

 

지동시장에서 미나리광 시장을 거쳐 못골종합시장으로 들어가려는데 도저히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사람들이 그냥 밀려서 간다. 안으로 들어가도 물건을 흥정하는 소리에 정신도 없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이리저리 부딪쳐 걸을 수도 없을 정도이다. 할 수 없이 미나리광 시장에서 장을 보기로 하고 밖에서 다니다가 보니, 팔달문 주차타워 앞도 발 디딜 틈이 없다. 대목장을 제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는지 몰랐어요.”

아무래도 오늘이 제일 많이 장을 보fj 나오는 날이니까요

그런데 정말 물건 값이 서울보다 싸네요.”

그래요 여기까지 오셨는데 다행입니다

서울보다 30% 정도 이곳이 저렴한 것 같아요. 앞으로 대목장은 수원으로 와야겠어요. 그동안은 여주나 강원도까지 다녔는데요.”

 

 

 

싸다고 하니 그 말만 들어도 고맙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돌다가보니 허기가 진다. 수원의 유명한 순대타운을 어찌 지나칠 수가 있을까? 순대타운으로 들어가 국밥 한 그릇씩을 먹고 일행은 서울로 돌아갔다. 정신없이 한 나절을 보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수원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한 것 같아 마음 한 편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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