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둔치에서 벌이는 2010년 정월 대보름 대동한마당. 어쩌면 이 아름다운 장소에서 펼쳐지는 대보름 한마당이 올해로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물론 딴 장소로 이동을 해 더 큰 행사를 벌일 수도 있지만, 억새가 우거진 남한강 둔치의 대보름 정경은 더 이상은 볼 수 없을 듯하다. 이번에 남한강 둔치에서 벌어지는 한마당 잔치는 전통 놀이를 총 망라한 대규모 대동 한마당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전통놀이의 진수 액송 의식

 

이번 남한강 대보름 대동한마당에서 보이는 놀이 중에서 백미는, 줄다리기를 하고 난 후 이루어지는 액송 의식이다. 여주 흔암리의 줄다리기에서는 줄을 다리고 난 후, 각자 자신의 삼재소멸 등의 기원을 적은 수기를 줄에 꽂아 강에 떠내려 보낸다. 올해는 줄을 다리고 난 후에 이 액송 의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누구나 작은 수기에 자신의 서원을 적어 줄에 꽂을 수가 있다. 그리고 달집태우기와 섶다리 밟기 또한 장관일 것이다.

 

줄다리기는 가족 줄다리기와 단체 줄다리기에 이어, 황룡과 흑룡이 마주치는 큰 줄다리기로 이어진다. 가족 줄다리기는 가족들이 직접 술비통을 이용해 줄을 꼬아서 줄다리기를 한 후, 나중에 큰 줄에 묶어 함께 당길 수가 있다.

 

  
▲ 달집태우기 대보름 한마당의 끝에 이루어지는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도 액송의식의 하나이다.
ⓒ 민예총 여주지부
달집태우기

 

장치기도 선보여

 

장치기는 사시사철 연희가 되던 민속놀이이다. 삼국시대부터 전해진 마상격구가 민속화하면서 생겨난 장치기는, 짚으로 만든 얼레공과 나무로 만든 장을 갖고 하는 놀이이다. 이 장치기는 전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면서 연희가 되었는데, 한때는 수원 황구지천에서 전국의 남녀 32단체가 모여 대대적인 시합을 할 정도로 성행하였던 놀이이다. 여주 중학교 학생들이 펼치는 장치기 시합은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장치기에 이어 벌어지는 지신밟기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40여명의 풍물패가 남한강 가에서 펼치는 강고사에 이어, 둔치에 세운 장승을 통과하는 문고사. 그리고 우물고사를 지낸다. 이어서 줄을 당기고 난 후 풍농과 모든 이의 가정에 평안을 비는 서원지 쓰기, 액송기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계획이다.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여주지부의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남한강 둔치의 대보름 대동한마당은, 수도권에서 열리는 대보름 한마당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참여해 줄길 수 있는 대보름 한마당

 

  
▲ 줄다리기 올 해는 지난해보다 배나 되는 인원이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여, 일대 장관을 연출할 것이다.
ⓒ 민예총 여주지부
줄다리기

 

특히 이번 대보름 한마당은 누구나 둔치로 찾아오면 된다. 가족들과 함께 남한강을 찾아, 봄맞이 놀이 겸 대보름 한마당에 참여를 하면 부수적으로 여러 가지 놀이를 흠뻑 즐길 수가 있다. 가족들 간의 줄다리기는 인원의 제한이 없다.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이웃 가족과 함께 힘겨루기를 하면서 즐기면 된다.

 

대보름 한 마당은 겨우내 침체되어 있던 몸의 상태를 원활하게 하고, 일 년 간의 모든 액을 막아내고자 하는 의식이다. 2월 27일 여주 남한강 둔치는 모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날 남한강의 떠들썩하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일 년의 모든 액은 그저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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