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문자 한통을 받았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아우 녀석이 세상을 떴다는...

재주가 아까운 녀석입니다. 그저 머리가 멍멍한 것이 참을 수가 없어서 퍼 마셨습니다.

 

“형, 나보다 오래 살아. 형은 성질이 개 같아서 죽어도 아무도 문상오지 않을 거야. 나라도 지켜주어야지”

 

아우 녀석이 술자리에서 한 말입니다.그러고 보니 아우와 술자리를 함께 한 것이 참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살기가 팍팍하다고 그저 세상을 그렇게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또 다른 아우가 전화가 왔습니다. 한참 산에서 땀을 흘리며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데.

 

 

“형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여주에 살고 있는 아우가 전화를 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형이 그동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더라고요. 형수가 간병을 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어 보여요”

“아니 ○○이가 언제부터 그랬는데”

“근무지가 바뀌고부터 그런 듯해요”

 

평소부터 말이 없는 아우였다. 가끔 술이 취하면 자신을 못 가눌 정도로 퍼 마시곤 했지만, 더 이상의 실수는 하지 않았다. 그러던 아우 녀석이 갑자기 세상을 떴다는 문자를 받은 것이다. 입원을 해서 문병을 다녀왔다는 후배의 전화를 받은 지가 채 3일이 되지 않았다.

 

하늘이 멍멍하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인가 보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어떠한 일에도 가슴이 아파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러고 보니 아마 이 일이 세 번째인 듯하다. 한창 활발하게 일을 할 나이가 아닌가?

 

“요즈음 ○○형이 그림을 다시 그리고 싶어 해요.”

“당연한 말 아니냐.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무엇을 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평소 아우 녀석의 성질로 보아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는 것은, 이미 심신이 피로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이야기이다. 왜 그렇게 힘들어했을까? 말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더욱 궁금해진다. 결국 수원 연화장 진달래실에 찾아가 그 해답을 들을 수 있었다.

 

아우야 정말 미안하다.

 

밤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퍼 마셨다. 그래도 가슴이 아프다. 술을 많이 마시면 잊힐 줄 알았다. 그런데도 가슴이 더 아파온다. 미리 아우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전하지 못했다. 월요일에 가서 얼굴이라도 보아야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그 월요일이 이렇게 가슴 미어지는 날이 될 줄을.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그 세상을 떠나는 것은 정해진 이치이다. 하지만 정말 아까운 사람이 있다. 그것도 이제 한창 일을 할 나이에 그렇게 떠나버렸다. 어제(2일), 가까운 지인과 만나 술을 한 잔 하다가, 도저히 날을 넘길 수가 없을 듯하다. 집으로 가 옷을 갈아입고 연화장으로 향했다.

 

그전에 아우 녀석의 친구가 연락을 했다. ‘형, 내일 오세요.’.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우의 얼굴이라도 보아야만 할 것 같다.

 

영정, 이게 뭐냐? 아우야. 내가 왜 너를 이렇게 만나야 되는 것이냐? 당분간은 이 아우 때문에 술에 젖어 살아야만 할 듯하다.

 

“미안하다 아우야. 생전에 너를 못 보아서.”

(사진은 인터넷 검색으로 빌려왔습니다. 그 중 가장 멋진 것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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