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와 가빈이의 ‘엄마와 함께하는 미술여행’
경기평생학습교육관 윤술애서 만난 놀라운 그림
그저 ‘놀랍다’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하다. 아무리 그림을 둘러보아도 이 그림을 어린이들이 그렸다는 것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시우와 가빈이라는 남매가 엄마와 함께 그림여행을 하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얼핏 전시관 안에 전시되어 있는 그림들을 보아도 이 그림을 그린 작가들이 어린이일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납득이 가질 않는다.
‘엄마와 함께하는 미술여행’전이 열리고 있는 권선구 권선동 소재 경기평생학습교육관 갤러리 윤슬. 지난주에 들려 전시를 본 후, 오늘 정도면 전시된 그림이 바뀌었을 것 같아 20일 오후 경기평생학습교육관을 찾아갔다. 밖에서 보기에도 전시작품이 바뀐 것을 알아볼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 벽에 걸린 그림을 보다 내용을 읽어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늘 보던 창밖의 풍경도 그 날의 날씨, 기분, 누구와 함께 바라보는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떤 풍경을 함께 보거나 동일한 소재의 기법을 사용해서 미술작업을 할 때, 남매지간이라고 해도 아이들 각자의 특징이 작품으로 표현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관심을 갖고 전시를 보신다면 아마 여러분들도 어느 순간 누구의 작품인지 확인하지 않아도 바로 알아맞힐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아이들과 국내외의 여러 장소를 다니면서 각자 어떤 관심을 갖고 어떤 표현을 하는지, 그 표현을 위해 어떻게 자기만의 소재와 기법을 이용하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집에서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미술을 하면서 같은 재료와 기법으로도 어떻게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해 내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했습니다. - 그러면 엄마와 하는 미술여행을 떠나 볼까요?“
시우와 가빈 남매가 그린 놀라운 그림들
갤러리 윤슬로 들어가는 입구에 적어놓은 전시를 설명한 글이다. 아마 시우와 가빈 남매의 어머니가 쓴 글인 듯하다. 이 글 하나만 갖고도 호기심이 부쩍 든다. 도대체 남매가 어느 곳을 여행을 다니면서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또 남매지간이라는 아이들이 어떻게 다른 그림을 그렸는지도 궁금하다.
첫 번째로 만난 그림은 남매가 자화상을 그린 그림이다. 좌측그림에는 이시우라는 남자아이가 ‘내 얼굴’이라는 재목으로 자신을 그렸고, 우측에는 ‘웃는 나’라는 제목을 붙인 이가빈이라는 여자아이가 그린 그림이다. 둘 다 내 얼굴과 웃는 나를 그렸다. 그렇게 두 사람의 작품들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공간배치를 했다.
다음으로 눈에 띤 것은 시우는 가빈이 이탈리아 여행에서 그린 그림들이 걸려있다. 시우와 가빈이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같은 제목을 단 그림을 나란히 걸어놓았다. 갤러리 윤슬 벽면에 걸린 그림들을 돌아보면서 누가 그린 그림인지를 알아갈 수 있는 재미에 빠져든다.
주인공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 남아
전시실을 돌아보고 출구 쪽으로 나오려는데 여자어린이와 함께 한 어머니가 ‘시우야 만지면 안 돼, 눈으로만 보아야지“라고 한다. 시우라는 말에 ”이 어린이가 그람을 그린 장본인인가요?“라고 물었다. ”아녜요, 동명이인입니다. 그림을 그린 어린이들은 아까 다녀갔어요“라는 대답이다. 서운하다. 그림을 그린 장본인들을 만났으면 물어볼 말이 많았는데 말이다.
놀라운 것은 가빈이와 시우가 그린 젠탱글을 만나면서이다. 일반인들도 잘 모르는 젠탱글 앞에서 한참이나 두 사람의 그림을 들여다본다. 젠탱글은 반복적인 패턴을 그리면서 자신 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과정 속에서, 편안한 집중 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아트를 말한다. 젠탱글은 2005년 미국의 릭 로버츠와 마리아토마스에 의해 만들어 졌다. 그 기법은 이제 고작 1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그런 기법을 두 남매가 그렸다는 점이다.
그런 젠탱글을 그릴 정도의 실력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지난 주 경기평생학습교육관을 우연히 들렸다가 이곳에 윤슬이라는 갤러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시가 바뀔 때쯤 되면 이번에 어떤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일어 찾아가게 된 곳. 그곳에서 만난 시우와 가빈이의 작품을 보면서 못내 아쉬운 것은 그림을 그린 어린이를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