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지난 수원천에 쓰리기만 널려있어

 

수원천은 수원의 상징인 물길이다. 광교산에서 흐르는 수원천은 도심을 가로지르며 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자연하천이다. 이곳은 수많은 물고기들과 날짐승들이 찾아들어 먹이를 먹기도 하고, 그 물로 목을 축이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 수원천을 따라 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23일 아침 수원천으로 나갔다. 가을이 지난 수원천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서이다. 얼마 전 화홍문 앞에서 물길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수원천은 수원시민만이 아니라,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까지 즐겨 걷는 하천이다.

 

 

수원천은 생명이 살아가는 생태하천

 

남수문에서 수원천 천변 길로 내려섰다. 오전 10, 이른 시간인데도 수원천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상당수가 있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한 여인들부터 아이들,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 수원천은 그야말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즐겨 걷는 길이다. 이제 가을도 다 지나서인가 물가에 울창하게 자라고 있던 수초들은 말끔히 베어냈다.

 

그 베어낸 풀숲 자리에 무엇이 있는 것일까? 한 무리의 비둘기 떼와 참새 떼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쪼아 먹고 있다. 풀씨라도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여름철에 꽃을 피웠던 꽃씨들이 떨어져 있는 것일까? 수원천 물길 속에는 주변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떠 있고, 그 물 속으로는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유영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모든 생명을 다 품고 있는 생태하천이다.

 

 

베어낸 풀숲 자리에 쓰레기 나뒹굴어

 

사람들이 양심이 있어야지 어떻게 저희들이 먹은 것을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는 수원천에 내다 버릴 수가 있어. 이렇게 양심 없는 사람들 때문에 괜히 열심히 수원을 아끼고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모두 욕을 먹게 되는데.”

 

수원천 한 곳을 바라보면서 누군가 볼멘소리를 한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가르치면서 좀 보라는 것이다. 수원천 양편 옹벽에 담을 타고 오르는 넝쿨식물들이 가득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벽면, 넝쿨 잎이 떨어진 곳에 쓰레기가 널려있다. 위에는 쓰레기 적치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사람들이 양심이 없어도 그렇지, 여름에 이곳에서 자라는 식물들로 인해 보이지 않는다고 저렇게 함부로 쓰레기들을 버리면, 잎이 떨어진 다음에는 그 볼썽사나운 것들이 저렇게 더럽게 다 들어나는데 말입니다

 

 

더구나 그곳은 화성박물관이 지척에 있는 곳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한 짓은 아니지만 괜히 낯이 뜨거워진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 더구나 관광객들과 외국인들까지 즐겨 걷는 수원천인데 이렇게 더럽혀 놓다니. 화홍문 방향으로 걸어본다, 참 보기에도 불쾌하다. 여기저기 널린 종이컵이며 빈 피트 병, 담배 갑에 각종 휴지 등.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수원의 도심을 흐르면서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수원천. 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에서 남수문까지의 산책로에는 하루에도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찾아들고 있다. 그 길에 널려있는 쓰레기들. 심지어는 공사 중인 남수문 주변에는 인근 점포에서 쌓아놓은 가구 폐기물까지 보인다.

 

이런 모습들이 사람이 살기 좋은 곳 수원의 부끄러운 치부를 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원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런 몰지각한 행동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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