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통 30일간의 기록을 마칩니다.

 

30일 오후 6. 행궁동 레지던시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생태교통 수원2013’의 마지막 퍼레이드를 벌이기 위해서입니다. 세그웨이에 오른 김병익 생태교통 추진단장을 비롯해 풍물패, 그리고 그 뒤편 맨 앞에는 생태교통을 위해 거주지까지 행궁동으로 옮긴 이재준 수원시제2부시장과 행궁동 주민센터 사람들, 추진단 사람들, 주민들이 줄을 이어 갑니다.

 

생태교통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9월 한 달 동안 생태교통 프레스센터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아침에 이곳에 나오면 모든 행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행궁동을 돌아다니면서 이곳에서 기사작성을 하며 지냈으니 말입니다. 이제 그 한 달간의 여정이 모두 끝나갑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나중에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생태교통이 시작되던 1일부터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돌았습니다. 그 더위 속에서 행궁동 구석구석을 누비다가 보면, 오후에는 몸에서 쉰내가 날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60여 개의 기사를 쓰면서 참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마 수천 명은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생태교통의 사람들

 

생태교통 추진단, 마을추진단, 행궁동 주민센터, 그리고 행궁동의 사람들.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기도 했던 얼굴들입니다. 이제는 행궁동을 다니다가 보면 주민 대개가 얼굴을 알아보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가깝게 만든 것이죠. 그동안 행궁동의 주민들이 참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 차가없어 짜증스럽던 얼굴들이 어느 사이에 웃음을 띤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차 없는 거리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30일 오후 프레스센터를 떠나기 전 끝으로 행궁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를 띠웁니다.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통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차가 없는 한 달간의 거리.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자원봉사를 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역시 소중하게 기억을 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자원봉사를 하면서 생태교통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골목길에서 만난 할머니와 옥상음악회에서 만난 사람들, 그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이웃이었습니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이제 그동안 살다시피 했던 프레스센터를 떠납니다. 하지만 마음은 이곳에서 온전히 떠날지는 모르겠습니다. 30일 밤 자정이면 그동안 마을 밖으로 나갔던 주민들의 차량들이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생태교통과 화성문화제의 폐막일인 101일에는 이 거리를 다시 차들이 차지할 것입니다.

 

그렇게 다시 차들에게 주어버려야 할 거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행궁동의 주민들은 그렇게 차가 달리는 거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그래서 선뜻 이 거리를 떠나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당분간은 이 거리에서 눈을 돌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 달 동안이나 생태교통을 취재를 했지만, 시실 그 흔한 자전거 한 번을 타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기사를 쓰기 위해 행궁동을 다니다가 만난 김병익 생태교통 추진단장이 그 말을 듣고는, 직접 자전거 택시에 태워 행궁동 일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 자전거택시를 타고 행궁동을 돌아보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렇게 한 달을 마무리 했습니다.

 

기자님, 한 달 동안 매일 이렇게 우리 행궁동의 소식을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마 기자님의 30일간의 기록은 우리 행궁동 주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영원히 생태교통을 기억하면서 다시 기사를 보고는 할 것입니다.”

 

끝으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다니다가 만난 행궁동 주민의 이야기입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30일 동안 행궁동을 돌아다니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일일이 사진을 찍고 기사를 쓰고는 했으니까요.

 

주민의 그 한 마디가 한 달 동안 누적된 피로를 가시게 합니다. 그 말 한 마디로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이제 프레스센터에서 마지막 글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지만, 아마 영원히 이곳을 잊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차 없는 거리의 즐거움을 이미 알았기 때문입니다. 생태교통을 위해서 한 달간 애를 써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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