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건강을 위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집 가까이 있는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물병 하나를 들고 산책삼아 오르기도 하지만. 일부러 멀리서 까지 산을 오르기 위해 차로 이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보니 꼭 건강을 위해 산을 오르지 않아도 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전북 전주시, 완주군, 김제시에 접해 있는 모악산은 ‘어머니의 산’이라고 한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생태계가 살아있는 청정지역이다. 아마 산을 오르는 차도가 없는, 산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모악산에는 평일이면 수천 명에서 주말과 휴일이 되면 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산행을 한다고 한다.


모악산 입구에 서 있는 고은선생의 시비와 모악산 산길(아래)

벌써 10년 째 오른 산, 별 사람 다 있다

모악산을 올라다닌지가 벌써 10년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 처음 모악산의 고찰에 일이 있어 찾아갔다가 인연이 되어, 그곳에서 살다시피 했으니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참 묘하다. 그렇게 모악산을 오르내리면서도 늘 모악산은 좋았다. 굳이 어머니의 품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아무런 공해도 없는 그 산 자체가 좋았을 것이다.

이렇게 산을 오랜 시간 오르내리다보니 이제는 제법 산길에서 만나면 인사를 하고 지내는 사람들도 생겼다. 물론 전문적으로 산행을 했다고 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교분을 쌓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르고 내려가는 길목에서나 만나는 정도이니, 이 정도라도 꽤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쉼터인 의자 곁에는 항상 쓰레기가  널려있다.

그런데 요즈음 산을 오르면서 만나는 사람 중에는 정말로 산으로 올라오지 않았으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제 발로 걸어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분들은 조금 삼가를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솔직한 표현이다.

이런 사람 정말로 오지 않았으면

1. 쓰레기를 버리러 산에 오나?
사람들이 다녀간 후에 산을 올라보면 정말 가관이다. 중간에 쉬라고 의자를 놓았는데, 그 주변에 가면 꼭 쓰레기가 보인다. 빈 캔이며 물통, 팩 음료, 심지어는 커피를 사들고 와 마시고는 그냥 놓아두고 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산사에 와서 전각의 마루에 앉아 먹을 것을 다 먹고는, 쓰레기를 돌담 틈이나 기둥 뒤에 숨겨놓고 가기도 한다. 쓰레기를 버릴 때가 없어 산을 오르는 것인지. 이런 사람들 제발 산에 올라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2.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좋은데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도 개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악산 등산로 입구에 보면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데리고 산에 오르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글을 못 읽는 것인지, 본체도 안하고 산으로 데리고 올라간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가끔 동물의 배설물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치우고나 갔으면 좋을 것을. 이런 사람들 동물을 키울 자격은 있는지 모르겠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산사는 온통 쓰레기가 널려있다

3. 라디오 볼륨을 있는 대로 높이는 사람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때로는 조용히 생각을 하고 싶어 오르기도 한다. 특히 모악산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산사까지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띤다. 뒷짐을 지고 걸어도 20분이면 산사까지 갈 수가 있어, 사색을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보면 라디오를 있는 대로 볼륨을 높이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만 들으면 될 것을, 그렇게 크게 틀고 다니면서 남까지 불쾌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4. 화장품 홍보사원인지.
사람들이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은 본능이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꼭 잘나서가 아니고 그 아름다움이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헌데 얼마나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일까? 곁으로 지나치면 화장품 냄새로 코를 들을 수가 없을 정도다. 역겹기까지 한 냄새가 아름답게 보이려는 것인지. 난 차라리 땀 냄새가 더 좋다.

학생들이 올라왔다가 그나마 일부 들고 내려간다. 아이들에게 정말 낯 부끄럽다.

5. 꼴불견도 가지가지
이것저것 쓰라고 하면 하루 종일이라도 쓸 것만 같다. 하지만 다 제멋에 겨워 사는 세상인 것을. 하지만 가끔은 정말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을. 흙과 돌로 된 산길을 굽 높은 하이힐에 짧은 치마를 입고 뒤뚱거리며 오르는 사람. 날이 좀 덥다고 남의 시선 생각도 안하고 가슴까지 다 풀어 헤치는 사람. 산사에 와서 있는 대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거나 말거나 제지를 하지 않는 부모들. 이런 분들은 제발 보고 싶지가 않다. 산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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