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이곳은 늘 정겨운 사람들이 산다

 

화성의 동쪽마을 지동’. 이곳에 와서 정착한지 벌써 5년째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이곳 지동에 사는 주민들보다 정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을 찾기란 그리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주변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아도 그렇다. 때가 되면 주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잊지 않고 보내준다.

 

꼭 나에게 무엇인가를 주어서가 아니다. 늘 이웃과 함께 나누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난 이 지동마을이 정말 정이 많은 마을이라고 늘 자랑을 한다. 내가 지동에 산다고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무서운 동네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답답하다.

 

사람들은 흔히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 본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척도를 재는데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숲을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나에게 서운하게 했으니까, 그래서 난 그 사람이 싫다.’라는 잘못된 편견을 갖고 살아간다. 세상을 가장 불편하게 사는 사람들의 표본이다.

 

 

 

 

김치 세 상자 갖다 놓았어요,’

 

10일 오후, 문자가 한 통 들어왔다.

집에 김치 세 상자 갖다 놓았습니다.”

, 팀장님 고맙습니다. 잘 먹을께요.”

...”

 

지동주민센터 신성용 팀장이 보낸 문자이다. 일을 보고 집에 들어갔더니 김치 세 상자를 2층 할머니께서 받아 놓으셨다고 한다. 한 상자를 할머니 드시라고 드리고 두 상자를 집안으로 옮겨 열어보니, 벌써 김치가 익어가는 냄새가 난다. 날이 따듯하니 김장을 한자 이틀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김장김치가 익어가고 있다.

 

한 상자는 엊그제 지동주민센터(동장 이상수)에서 담은 것이고, 두 상자는 위에 붙인 것을 보니 1110일 미나리광 시장에서 담근 김장이다. 이웃사랑이라는 글씨가 눈에 띤다. 지동에는 세 곳이 전통시장이 있다. 그 중 미나리광 시장(상인회장 이정호)은 매년 김장체험 행사를 한다. 수원시민들에게 김장체험 행사로 김장담그기를 열어, 그 김장을 불우이웃과 주변 경로당, 그리고 지동 주민센터로 보내 이웃과 나누는 행사를 하고 있다.

 

매년 미나리광시장을 찾아가 김장을 하는 모습을 촬영해 기사를 쓰고는 했지만, 올해는 그도 하지 못했는데도 두 상자나 받은 것이다. 이럴 때만이 아니다. 지동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면 집으로 보내고는 한다. 그것이 비싼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런 따듯한 마음을 알기 때문에 난 지동이 좋다.

 

 

 

사랑이 익어가는 마을 지동

 

앞으로도 몇 집에서 김장을 하면 한통씩 집으로 보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도 받은 것이지만 그분들의 사랑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〇〇씨 김장 했어요?”

아뇨, 올해는 그냥 사 먹으려고요

집에 와서 김장김치 한 통 가져가세요.”

정말요, 고마워요 선생님

 

저도 이웃에서 받은 주제에 나누기는...”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웃사랑이란 자꾸 나누면서 더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난 늘 이웃에서 준 것을 다시 나누고는 한다. 그분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더 많이 알리고 나누기 위해서이다. 올해도 화성의 동쪽마을 지동은 훈훈한 사랑이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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