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쓰레기 투기장소 말끔하게 정리해

 

벽화그림 하나가 마을을 깨끗하게 바꿀 수 있을까? 수원은 마을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 많은 벽화마을의 특징은 깨끗하다는 것이다. 벽화를 그려놓으면 쓰레기 무단투기를 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조심을 하는 듯하다. 눈앞에 그려진 벽화가 마을을 바꾸는 모습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여긴 매번 쓰레기들을 함부로 내다버려 냄새가 나고 상당히 더러웠어요. 항상 규격 쓰레기봉투도 아니고 그저 검정 비닐봉투 등에 음식물쓰레기까지 섞어서 내다버리기 때문에 주변이 시꺼멓게 더럽혀지고 냄새는 냄새대로 심하게 나고요. 그렇게 더럽다보니 자연 쥐 등 해로운 것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지동 창룡문로 용마루길 226-28은 공가로 비어있는 집이다. 이곳은 사람들이 살다가 이사를 간지가 한참 되었다. 하지만 집주인이 관리도 하지 않고 찾아오지도 않아 집은 지붕이 꺼지고 벽 앞에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해 늘 더럽고 냄새가 나곤 했다. 이렇게 더럽던 이곳 쓰레기 집하장이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물론 예전에도 이곳이 심하게 더럽혀지면 인근에 사는 마을주민 한 사람이 쓰레기를 치우고는 했다. 주변에서는 늘 물청소까지 하는 주민에게 쓰레기봉투도 사다주고는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치우고 난 뒤 몇 시간 후면 또 다시 쓰레기가 쌓이고 냄새가 심하게 나곤 했다.

 

 

한 사람의 봉사와 벽화가 이루어 낸 일

 

쓰레기를 갖다 쌓아놓는 곳 옆에 사시는 아저씨 한 분이 늘 쓰레기를 모두 정리해 한 곳에 모아놓고는 해요. 처음에는 자신이 필요한 곳을 모아놓는 줄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쓰레기를 하나하나 분리해 따로따로 모으면서 폐지나 공병 등은 모으는 것이죠. 물청소도 매일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해도 쌓이는 쓰레기를 막지는 못했다. 치우기보다 갖다버리는 쓰레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쓰레기집하장에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하고 보았더니 빈집 벽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벽화는 어린소년이 물뿌리개로 물을 뿌리고 있고 수많은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가는 그림이다.

 

어린소년 그림은 더럽혀진 벽에 칠을 하고 그렸기 때문에 화사하다. 그 그림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이곳에 쓰레기를 버릴 때 조금은 망설일 것 같은 분위기다. 지동안전마을 작업을 하면서 곳곳에 이런 그림들이 그려졌다. 그 그림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며칠을 지켜보아도 쓰레기 쌓이지 않아

 

처음에 깨끗해진 이곳을 보고 청소를 하는 분이 치웠기 때문에 깨끗하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을 두고 보아도 늘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다. 재활용품은 속이 보이는 비닐에 정리해 쌓아두고 쓰레기는 규격봉투에 담아 한 곳에 쌓아놓았다. 잘 정리된 집하장 주변은 깨끗하게 물청소를 해 냄새도 나지 않는다.

 

벽화와 한 사람의 봉사가 만들어 낸 깨끗한 거리. “냄새가 나지 않으니 이곳을 지나다녀도 기분이 나빠지지 않아요. 전에는 냄새가 하도 심해 일부러 이곳을 비켜가느라 길을 돌아다니기도 했거든요말끔하게 정리된 집하장의 모습을 보는 주민들도 한 사람의 오랜 봉사가 빛을 발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지동 골목 몇 곳을 돌아보았다. 벽화가 있는 곳은 쓰레기가 쌓이지 않는다. 벽화가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음식물까지 마구 갖다버려 길고양이들이 음식물 봉투를 찢어놓아 늘 더렵혀지고 냄새가 나던 곳이 한 사람의 숨은 노력으로 인해 깨끗해졌다. 거기다가 화사한 벽화까지 그려 더럽던 쓰레기무단 투기가 사라진 것이다. 지동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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