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청안면 효근리 385 보안사 대웅전 안에 자리한, 충북 문화재자료 제22호인 보안사 석조여래좌상. 1957년 경에는 노천의 석단에 모시고, 사람들이 찾아와 불공을 드리고는 했단다. 1997년 현재의 법당을 짓고 그 안에 주존불로 모셔놓았다. 보안사를 찾아 안으로 들어가니 석불에 금분을 입혀, 원래의 석불로서의 상태가 아니라 조금은 아쉬움이 든다.

 

얼굴에 비해 어깨가 왜소해 보이는 이 석조여래좌상은 턱을 내리는 등 조금은 위축된 듯한 표현을 하고 있다. 반가사를 착용한 점 등으로 볼 때 그 시기가 고려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신없는 문화재 주변

 

▲ 문화재 앞 문화재 주변에 늘어놓은 소불들이 문화재의 가치를 반감시키지는 않는지

 

석불좌상의 앞으로는 작은 소불들이 놓여있다. 주변에 즐비한 이런 소불들이 막혀있어, 정작 문화재를 찬찬히 훑어보기에는 난감하다. 문화재 답사를 다니다가 보면 가끔 이런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정작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찾아갔는데, 이런저런 것들을 늘어놓아 정신이 없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보안사 석조여래좌상은 높이가 117cm이다. 금분을 입히지 않았으면 더 정확한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이렇게 금박을 입혀놓아 오히려 문화재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았는지 우려가 된다. 광배나 연화대는 없으나 석불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문화재인 보안사 석조여래좌상. 법의를 반가사로 입은 것도 특이하다.

 

약사여래불로 보이는 석불좌상

 

▲ 얼굴 육계와 백호가 뚜렷하다. 얼굴은 둥근편으로 위엄이 있다. 그러나 금박을 두텁게 입히고 그려넣어 본래의 모습은 알기가 어렵다.

▲ 수인 수인으로 보아 약사여래불로 추정한다.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보안사 석불좌상은 미간의 백호가 뚜렷하다. 안면은 칠을 하고 눈썹과 입술 등을 그려 넣어 정확한 모습을 가늠할 수가 없다. 하지만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귀는 길게 내려져 어깨에 닿았고, 코는 큼지막하다. 얼굴은 전체적으로 크고 둥근 편이며, 훼손이 되지 않았다. 법의는 우견편단으로 반가사로 표현을 하였고, 왼쪽 가슴에서 내려진 옷의 주름은 무릎까지 덮고 있다.

 

법의가 끝나는 곳에 양쪽 발바닥이 노출이 되어있으며, 전체적으로 보면 위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금칠이 너무 두터워 무겁고 탁한 감을 준다. 수인은 오른손은 무릎 위에 놓고, 왼손을 펴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있다. 손바닥이 이렇게 위로 올려진 것은, 손바닥 위에 물체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아마 약병을 든 약사여래불로 추정된다.

 

문화재의 원형보존은 절대적으로 중요해

 

▲ 귀 귀는 길게 느려트려 어깨까지 닿았다. 전체적으로 육중한 느낌을 준다.

▲ 가사 반가사를 입은 모습이 특이하다. 고려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중한 문화재의 원형보존은 중요하다. 문화재가 어느 시기에 일부 훼손이 되었다고 하면, 철저한 고증을 거쳐 훼손이 된 부분을 보수해야만 한다. 그러나 답사를 다니면서 보면 전혀 고증을 거치지 않은 이상한 형태로 보수를 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는 문화재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형태는 보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문화재를 더 가치 없게 만드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보존. 물론 보안사의 석불좌상도 허락을 받고 금분을 입힐 것이겠지만, 이렇게 원형을 바꾸어 놓는다면, 참다운 문화재 보존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소중한 문화재의 주변에 어지럽게 진열한 많은 전시품들이, 오히려 문화재의 가치를 훼손한다면 과감히 법적 제도를 만들어서라도 막아야 할 것이다. 소중한 보안사의 석불좌상이 오히려 그 가치가 반감이 되기 때문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 / 2010,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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