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해상국립공원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화재

 

장군들이 위엄을 보이기 위해 상아로 만든 장식을 한 호화스런 깃발인 아기(牙旗)’. 임진왜란 당시 그 아기를 꽂은 전선이 당포에 도착을 하였다고 하여, ‘달아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곳. 이곳의 지형이 코끼리의 어금니와 닮았다고도 하지만, 지금은 달구경하기가 좋은 곳이란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경남 통영시 산양읍 미남리에 소재한 달아전망대는 앞으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장관이 눈길을 딴 곳으로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두미도, 추도, 고장두도, 가마섬, 대장두도, 곤리도, 사랑도, 쑥섬 등이 보이고, 또 한편으로는 대매물도, 비진도, 학림도, 오곡도, 소지도, 송도, 국도, 연대도, 저도 등의 섬들이 보인다.

 

그 절경에 넋을 빼앗기다 보니 한편에 이곳이 간첩선이 침투한 지역이라고 적혀있다. 사건개요를 보니 19731216일 잠수정으로 침투를 했으며, 1974216일에는 여간첩 채수정이 침투한 지역이라고 적혀있다.

 

 

박무로 몽환적인 한려해상공원

 

통영시 산양면 연화리 산 7-1에 소재한 달아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천천히 걸어 올라가니 섬 주변에 박무가 끼어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이 된다. 그 아름다움이란 선경이 따로 없다. 우측에 정자가 하나 보인다. ‘관해정(觀海亭)’이란다, 절경인 바다의 경관을 구경하는 정자라는 뜻이다.

 

관해정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자, 한려해상국립공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1968년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려해상국립공원은, 범위가 남쪽 거제 지심도와 전남 여수 오동도에 이르는 300리의 아름다운 바닷길로 연결된다. 전체 6개 지구인 거제와 통영, 사천과 하동, 그리고 남해와 여수오동도로 나누어진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535.676, 해상면적이 76%를 차지한다. 해양과 도서, 육지가 빚어내는 아기자기한 지형경관이 뛰어나, 매년 100만 명 이상의 탐방객이 즐겨 찾고 있는 곳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마치 옛이야기를 하듯,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다.

 

 

문화재의 보고 한려해상국립공원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는 사적 5개소<한산도 이충무공유적(113), 관음포 이충무공전몰유허(232), 남해 충렬사(233), 사천 늑도유적(450), 통영 연대도패총(335)>를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절경을 자랑하는 명승도 3곳이나 된다. 명승 제2호인 거제 해금강, 명승 제18호인 소매물도 등대섬, 명승 제39호인 남해 금산 등이다.

 

이곳에는 중요민속문화재인 삼덕리 마을제당이 있으며, 천연기념물도 10종이나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63호 통영비진도팔손이나무자생지를 비롯하여, 204호인 팔색조, 215호 흑비둘기, 227호 거제연안아비도래지, 233호 거제학동동백림및팔색조번식지, 323호 매류, 323-2호인 붉은배새매와 제323-4호인 새매, 327-7호 매와 제323-8호인 황조롱이, 327호인 원앙과 제330호 수달, 447호인 두견과 제474호인 사천아두섬공료화석산지 등이다. 이 외에도 시도유형문화재와 기념물, 문화재자료와 등록문화재 등이 산재해 있어, 가히 문화재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해정에 다리를 펴다

 

바다를 보는 정자라는 이름을 가진 관해정. 사방 한 칸으로 꾸민 이 정자는 한산대첩과 당포승첩을 이룩한 유서 깊은 곳을 좌우에 두고 있다. 눈길을 주는 곳마다 크고 작은 섬들이 조화롭게 펼쳐지고 있어, 관해정이란 말이 부끄럽지가 않다. 이곳 관해정에서 바라보는 섬들도 아름답지만 달맞이는 더욱 장관이라고 한다.

 

관해정에 올라앉아 피곤한 다리를 쉬어본다. 저 멀리 보이는 섬들아 박무 속에 아련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지만, 옛날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중고혼이 되었을까? 잠시 눈을 감는다. 슬픈 마음에 더 이상은 앉아있을 수가 없을 듯하다. 짧지 않은 여정에 재촉해본다. 언젠가는 이곳 관해정에 올라 둥그렇게 떠오르는 보름날의 달맞이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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