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오랜만에 지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메르스로 인해 자원봉사자들이 벽화그리기 작업을 하지 못하면서 전문 작가들이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은 크게 변한 것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동문학가인 윤수천 선생의 벽에 그리고 있는 그림도 아직 미완성이다.

 

그런데 골목이 무엇인가 달라진 듯하다. 밤이 되면 발레 걸리는 것들이 많아 야간순찰을 돌기 힘들다고 하던 좁은 골목들이 환해진 느낌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골목마다 돌아보니 보지 않은 사이에 골목길을 포장도 하고, 목채계단도 만들었다.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해있는 골목들이다.

 

골목을 언제 이렇게 다 정비를 했어요?”

4월부터인가 한 곳씩 정비를 시작한 것 같은데요.”

그래요. 몰라보게 변했네요.”

, 주민들도 골목이 환하게 변해서 좋다고들 하네요.”

그런데 골목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 벽화와 골목의 분위기에 맞추었다고 하는 것 같아요.”

 

 

 

 

 

다른 형태의 소재를 이용한 골목 길

 

골목에서 만난 주민 한 사람은, 골목이 밤에도 다니기 편해졌다고 한다. 좁은 골목길을 다니다가 돌부리 등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골목이 아직 다 정비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벽화가 그려진 골목들은 제각각 다른 바닥재를 이용해 조성을 해 놓았다.

시인의 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다. 바닥을 블록으로 깔아 깨끗해 보인다. 벽을 타고 오르는 담장이 넝쿨까지 초록색으로 담을 덮고 있어 30도를 웃도는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만들어 준다. 그 다음 골목은 아스팔트를 깔았다. 말끔하니 울퉁불퉁하던 골목이 새롭게 포장이 되었다.

 

한 곳은 황토색 목책으로 계단을 만들었다. 이곳은 가장 경사가 급했던 골목이다. 올 년 초에 야간순찰을 돌면서 몇 번인가 넘어질 뻔 했던 골목이다. 그런 골목이 나무계단으로 조성 해 한결 걷기에 편하게 만들었다.

 

 

밤에도 걷기 편한 골목길

 

정말 좋아졌어요. 이제는 밤에도 걷기 편해요.”

정말 그럴 것 같은데요.”

밤이 되면 골목을 다니는 것조차 불편했어요. 여기저기 돌 뿌리가 나와 있어서 자주 걸리고는 했거든요.”

이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그동안 최장의 벽화길이라는 것만 내세운 지동이다. 그것도 특이한 벽화가 아니라 밋밋한 그림들로 채워지고 있어서, 지동을 찾는 블로거들이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7개년 계획으로 그리고 있는 벽화골목이 눈에 띠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골목을 정비하고 나니 벽화골목에 생동감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 더 많은 골목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를 하 것인지 구음해진다. 밤길 걷기가 불편했단 지동 골목길. 주민들의 환한 미소만큼이나 밝게 변한 벽화골목에서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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