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아름다움 미국사회에 알린다.

 

우연한 기회에 좋은 사람을 만나면 밤새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16일 오후에 만난 신미미(, 59)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21세에 미국으로 가족이민을 간 신미미씨는, 15세에 가수로 데뷔를 한 재원이었다. 아마도 피는 못 속인다라는 말은 바로 신미미씨를 두고 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신미미씨는 현재 중요무형문화재의 기, 예능보유자인 외할아버지와, 옛 권번의 행수기생을 한 외증조할머니를 따라 어려서부터 끼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15세에 가수로 정식 데뷔를 했어요. 그리고 1969년에 한국연예인협회에 등록을 했고요. 21세 때 가족 모두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달라스 한인모임에서 혼자 1시간 30분 동안 노래를 했어요. 미국으로 건너 가 첫 무대를 21살에 혼자 가진 것이죠.”

 

 

어려서부터 추고 싶었던 우리 춤

 

그 뒤부터 신미미씨는 한인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생활을 하면서도 어려서부터 추고 싶었던 춤을 잊지 못했다고. 더욱 외할아버지가 인간문화재인데도 할아버지에게 춤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할아버님께 춤을 배우고 싶다고 하니까, 하지 말라는 것을 왜 굳이 하느냐고 하세요. 그러면서 저 혼자 알아서 배우라고요. 한 마디로 퇴짜를 맞은 것이죠.”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당시는 서운하기도 했단다. 그러다가 20여 년 전부터 한국을 드나들면서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단다. 현재 미국시민권자인 신미미씨는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8호인 승무, 살풀이 이수자이기도 하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점점 우리 전통이 좋아지는 거예요. 마치 묵은지 같은 깊은 맛이 있잖아요, 우리 전통이라는 것이. 아마도 그런 것은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미국사회에 한국을 알릴 수도 있고, 제 자신도 어려서부터 그토록 추고 싶었던 춤을 마음껏 출 수 있으니 좋고요.”

 

 

우리문화를 알릴 공간도 마련해

 

우리문화를 미국사회에 알리기 위해 궁중의상쇼도 열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궁중의상을 한인사회와 미국인들에게 보여주면 상당히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 나올 때마다 궁중의상을 매입하고는 한단다.

 

미국에서는 우리 국기인 태권도가 가장 유명해요. 그래서 우리 문화를 잘 접하지 못하는 미국사람들은 한국은 그저 때리고 맞는 그런 것 밖에는 없는 것으로 알아요. 궁중의상쇼는 그런 미국인들에게 우리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수 있어서 좋죠. 제가 우리 춤을 배워서 공연을 하는 것도 다 우리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서예요.”

 

현재 신미미씨가 살고 있는 달라스시의 거주지는 예전에 목화밭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 목화공장을 하던 곳을 6년 전쯤에 매입했단다. 현재 구조변경을 하고 있는 이 건물은 밖에서 보면 3층 건물이지만, 안은 단층이라는 것이다. ‘한국전통문화공간으로 이름을 붙이고 싶다는 이곳에서, 춤도 추고 여러 가지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수원시의 문화 미국으로 초청할 수 있도록 노력할 터

 

저는 올드 한 것이 좋아요. 이 건물도 아주 오래된 공장이었는데 5살에 이곳에 부모님을 따라 왔던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서 다시 찾아왔어요. 이 건물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어서 너무 고맙다고 하데요. 추억이 담겨져 있는 곳이죠.”

 

달라스에서 멀지 않은 폴워즈(Fort Worth) 지역 한인회장이 제자인데, 지난 해 1214일 이곳에서 17명 정도가 참여하는 궁중의상 쇼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궁중의상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고.

 

폴워즈시는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맺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수원은 우리 문화를 지니고 있는 곳이라 좋아요. 519일에는 달라스 다운타운에서 축제가 열려요. 거기서 한국음식과 한국무용 등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 음식은 김치, 불고기, 잡채 등을 선보이려고요. 또한 628일을 달라스 한인회에서 한국의 날을 지정한다고 공연 청탁이 와서 준비하고 있어요.”

 

신미미씨는 수원과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는 폴워즈에서도 한국의 날을 지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수원의 문화를 잘 소개할 수 있도록 자료를 부탁하기도. 미국으로 이민을 간지 벌써 40여 년. 신미미씨가 살고 있는 미국 땅에 더 많은 한국의 아름다움이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자리를 뜨는 신미미씨는 지난해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면서 이야기를 한다.

 

지난 해 525일 달라스 파이어 파크에서 달라스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 열렸었어요. 그 자리에 3살 때 미국으로 입양을 온 한 분이, 제가 추는 진도북춤을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고요.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역동적인 진도북춤을 보고 감격스럽다고 했데요. 그 지역 신문에까지 기사가 나왔어요.”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