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류지 주변 산책로 조성하면 일품쉼터

 

하광교소류지는 광교저수지에서 상광교 버스종점을 향해 가다가 좌측 원조보리밥집을 두고 목네미다리 건너기 전 우측으로 들어가는 좁은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경동원을 지나 시골길 같이 집들이 듬성듬성 있고 밭이 보이는 길을 따라 오르면 그 끝에 정자가 서 있고 하광교소류지가 있다.

 

하광교소류지 정자 앞에는 승용차를 5~6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좌측 산밑으로는 임시화장실과 뒤편에 산림보호소가 자리하고 있다. 가끔 사람이 많은 복잡한 것이 싫을 때 찾아가는 하광교소류지는 나에게는 가장 적당한 쉼터가 되어준다. 이곳에 가서 잠시 정자에 걸터앉아 있거나 산으로 향하는 우거진 숲을 걸으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광교소류지는 우연히 찾아들어 갔던 곳이다. 늦가을 우연히 이곳을 들렸다가 단풍이 소류지물에 비치는 광경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그 뒤로 이곳을 몇 번인가 찾고는 했는데 12일 갑자기 소류지 생각이 나 버스를 타고 광교산을 향해 가다 경동원 입구에서 내려 천천히 길을 걸어보았다.

 

더운 날이라고 해도 숲을 향해 걸어가는 길은 늘 즐겁다. 좁은 길로 차라도 마주치면 한편으로 비켜서기를 몇 번이고 하면서 소류지에 도착했다. 그동안 내린 장맛비로 물이 불어나 한결 운치가 있어 보인다. 주변 푸른 녹음이 소류지에 투영된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런 풍광이 나를 이곳으로 끌어들인 것아 아니겠는가?

 

 

한적한 숲 길, 걷는 것만으로도 향복해

 

잠시 소류지물을 들여다보고 있다가 좌측 숲길로 접어들었다. 아름드리나무가 서 있는 이곳 숲길은 언제 걸어도 즐겁다. 조용한 숲길엔 근처 나무에서 푸드덕거리는 새와 참나무가지 사이를 이리저리 건너뛰고 있는 다람쥐 한 마리가 친구를 해준다. 자연에서 이보다 더 반가운 친구가 어디 있겠는가?

 

천천히 걸어 소류지 끝으로 가본다. 끝에는 출입통제를 알리는 안내판과 철문이 가로막고 있다. 좌측에 하광교소류지끝자락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고 목책에는 광교산 산길 폐쇄라는 작은 안내판이 보인다. 광교산 여러 등산로가 휴식년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산을 오르지 않아도 충분히 광교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우측 철문이 있는 옆으로는 맑은 물이 소리를 내며 흐른다. 그 앞에 앉아 물에 손을 담가본다. 맑고 시원한 물이 더위를 가시게 해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을 오르고 계곡을 찾아 피서를 하는 것인가 보다. 잠시 더위를 식힌 후 광교산 자락에서 하광교소류지 밖을 내다본다. 문득 한 생각이 든다.

 

소류지 둘레길 조성을 하면 이곳도 장관

 

바로 하광교소류지 둘레길을 조성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곳은 한편만 산책할 수 있기 때문에 산책을 할 수 있는 숲길 반대편으로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다. 그 반대편도 광교저수지처럼 산책로를 조성한다면 이곳 또한 휴식을 취하면서 광교산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광교산은 수원의 진산이요 많은 사람들이 아끼고 보듬어야 할 곳이다. 예전 선조들은 산을 지극히 위하고 산을 위한 제를 지냈다. 산이란 많은 것을 사람들에게 준다. 하기에 산이란 함부로 훼손하면 안되는 곳이다. 공자는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 말대로 한 곳에서 산과 물을 즐길 수 있는 하광교소류지는 나에게는 정말 즐겨 찾을만한 이유를 만들어 준 것이다.

 

하광교소류지를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떠올린다. 산을 함부로 깎아내려 대궐 같은 집을 지은 곳이 일시에 산사태로 인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산은 반드시 지켜야 할 곳이라는 것을. 그래서 하광교소류지가 더 귀하게 여겨진다. 올 가을에는 소류지에 담겨진 단풍구경을 하러 다시 한 번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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