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시장 이층에 있는 작가들 모임인 아트포라의 갤러리인 아라에서 이달 26일까지 영동시장사람들의 예술적 본능과 꼭꼭 숨겨놓은 애장품을 전시하고 있는 애지중지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도 한 차례 전시한 바 있는 애지중지 전은 이번에는 더 많은 물건들을 만날 수가 있다고 한다.

 

지난해는 시간이 없어서 많은 물건을 전시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죠. 저희 아트포라 작가들 10명과 영동시장 상인들 20명이 소장하고 있는 물건을 내놓았어요. 17일 오후 5시에 개막식을 열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애장품들을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동시장 문화관광형 김춘홍 사업단장이 지난해보다 더 많은 물건들이 나왔다고 한다. 전시실에는 지난 전시보다 물건들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영동시장 상인들의 숨겨놓았던 물건들은 카메라서부터 금을 달아보는 금저울, 옛날 수동식 전화기, 졸업앨범 등 다양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금을 달던 금 저울도 선보여

 

영동시장 의상주단의 나인숙씨는 가야금과 맷돌, 사진 등을 내놓았다. 가야금은 친정아버지께서 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근무 하실 때 수집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오래 묵어 조금은 칙칙한 색이 나는 가야금은 아마 친정아버지의 손때가 묻어 있어 더 소중한 소장품일 것이란 생각이다.

 

길영상회 박정분씨는 60년 전 남편이 직장생활을 할 때 애지중지 메고 다니던 가죽가방을 전시하고 있다. 우리정육점의 정영집씨는 50년 전 80세가 되신 큰아버님이 사용하시던 추저울을 전시품목으로 내놓았다. 당시 통째로 들어오던 소나 돼지 등을 잘라 무게를 재던 것이라고 한다.

 

 

 

영신주단(대표 성순옥)에서는 금저울을 출품했다. 지인에게서 선물로 받았다는 금저울은, 과거 금은방에서 금의 무게를 측정할 때 사용하던 저울이다. 금저울은 겉을 주걱처럼 생긴 목재로 집을 만들고 그 안에 저울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요즈음 들어서는 상당히 귀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금저울은 전시를 마감하면 분실에 대비해 별도 보관을 한다고.

 

순흥상회 안경성씨는 잣집게와 호두를 까는 집게 등을 전시하고 있다. 1954년에 구입을 했다는 이 집게와 대박 등을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잣집게 등은 60여 년 전 아버님이 매교동에서 건어물 장사를 할 때부터 지금까지 기나긴 시간동안 장사를 하면서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추억이 깃든 애지중지 품목들

 

()영동시장 이정관 대표이사는 군 시절에 사진병으로 근무를 하면서 총 대신에 늘 지니고 다닌 카메라와 가방을 출품했다. 그 외에도 전시실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서부터 사주함과 반짇고리, 정육점에서 사용하던 추 저울. 재단자와 큐빅다이아몬드 액자, 주판과 조각보, 손녀를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는 선물포장과 리본아트, 가야금과 청동화로, 다듬이돌, 나무 돈통과 옛날전화기 등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0여 명의 상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옛 추억의 물건들은 손때를 타서 반질거리는 것이 있는가 하면, 오래도록 묵어 이제는 거의 버릴만한 것들로 생각할 만한 물건들도 보인다. 하지만 선대가 사용하던 물건들로 정을 떼지 못해 지금까지 집안에 보관하고 있던 것들이다. 그런 물건들이 모처럼 전시실을 차지하고 있다.

 

물건이란 주인을 잘 만나야 한다고 했던가? 영동시장 이층 갤러리 아라에 전시중인 애지중지 품목은 하나같이 눈길을 끈다. 26일까지 전시가 된다고 하니 주말이나 휴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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