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 우만1200명이 모여 김장담그는 날

 

“3일 동안이나 김장을 하고 있어요. 10일 날은 배추밭에 가서 김장을 담글 배추 2000포기를 주민센터까지 나르는 작업을 하고, 11일에는 채 썰어 김치 속 만들어 놓고 오늘은 아침부터 김장을 시작했어요. 200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김장을 하고 있는 중이죠. 3일간이나 김장을 하다 보니 뻑적지근하네요.”

 

12일 오전 이른 시간부터 주민센터 앞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한편에서 절인배추를 맑은 물로 씻고 있고, 한편에선 배추에 속을 집어넣고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비닐봉지에 담은 김장김치를 저울에 달아 묶고 있다. 말이 좋아 200명이지, 넓지 않은 주민센터 주차장이 온통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이번에 저희가 담그는 김장은 모두 2000포기를 하고, 삼성전자에서 150박스를 보내왔어요. 저희가 담그는 것까지 하면 750박스 정도 될 거예요. 이렇게 담은 김장김치를 홀몸어르신과 손녀소녀가장, 저소득층 가정과 새터민들에게 보내드립니다. 수원에서는 저희 우만1동이 김장을 가장 많이 담을 겁니다.”

 

 

 

 

 

골고루 나누는 김장김치, 그래도 부족해 

 

팔을 걷어 부치고 김장담그기를 돕고 있던 김재섭 우만1동장은 휴대폰을 열어 이틀 전부터 배추밭에 기서 배추를 뽑고, 다음 날 속을 버무리는 사진까지 보여준다. 엄청난 양의 김장을 담그는 우만1동은 수원시에서는 가장 많은 김장을 담근다고 한다. 그렇게 담은 김장을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지만 그래도 전체를 줄 수는 없다고 한다.

 

이렇게 많이 담아도 전체를 다 드리지 못해 안타깝죠. 김장이 필요한 분들 중에 70% 정도만 드릴 수가 있어요. 그래도 가정으로 배달을 해드리니까 가족들끼리 맛있게 드시겠죠. 저희 우만1동 주민들이 모두 나와서 봉사를 하고 있으니까요.”

 

1130분 경에 우만1동 주민센터에 도착한 박흥식 팔달구청장도 김장담그기에 동참을 했다. 워낙 많은 양의 김장을 담그기 때문에 여러 명이 달라붙어 작업을 해도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김치 속만 해도 커다란 드럼통에 몇 통이 가득 차 있다. 그 양만 해도 엄청나다. 전날 많은 사람들이 무채를 써느라고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나마 기계로 하는 바람에 겨우 일을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힘이 들어도 보람되잖아요. 함께 살아가야죠.”

 

이따가 보쌈김치 드시고 가세요.”

김재섭 동장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이야기를 한다. 마음 같아서는 그곳에 더 있다가 맛 있는 보쌈김치를 먹고도 싶었지만, 워낙 입이 많다보니 빠지는 것이 돕는 일인 듯하다. 한창 절인배추에 속을 넣고 있는 주민 한 사람에게 물었다.

 

힘들지 않으세요?”

힘이야 들죠. 그래도 이렇게 김장을 해서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보람이죠.”

“3일 동안이나 고생 많으시네요.”

배추를 뽑아온 사람들이 따로 있어서 저희는 이틀만 고생한 거예요. 배추까지 뽑아온 사람들은 정말 힘들다고 해요.”

 

 

 

 

김장배추에 속을 넣고 있는 분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묻는다는 것이 방해를 하는 것 같아 그 이상을 대화를 계속하지 못했다. 비닐봉투에 넣은 김장김치를 저울에 달고 있는 분들에게 몇 kg씩 다느냐고 물었더니 8kg씩 담고 있다고 한다. 한 겨울을 지내야 하는 김장으로서는 부족할 것도 같지만, 그래도 서로 나눌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하단다.

 

수원시에서 가장 많은 김장을 담근다고 하는 우만1. 청사 앞 주차장이 떠나갈 듯 여기저기서 주문을 하고 웃는 소리가 정겨운 날이다. 아마 이런 정성이 깃든 김장김치를 받는 사람들도, 그 기운을 받아 올 겨울이 더 따듯하게 날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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