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주면서도 미안해하는 지동 고성주씨

 

진즉 도움을 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도와주시는 것만 해도 고맙죠.”

올해 봄에 메르슨가 무엇인가로 해서 정신이 없었어요. 거기다가 제가 일본 공연도 있어서 다녀오는 바람에 추석을 지나쳐 버렸네요.”

 

7일 오전 10. 팔달구 지동 271-124에 거주하고 있는 고성주(, 61)씨의 집에 지동주민센터 이상수 동장과 주민자치위원회 이미경 사무국장 그리도 동직원 몇 사람이 방문했다. 마당에는 8kg들이 쌀 50포가 쌓여있다. 매년 한 두 차례씩 고성주씨는 지동주민센터에 쌀을 전해주고는 한다.

 

고성주씨가 남을 돕는 일은 일 년 내내 계속된다. 매년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경노잔치를 열어 대접을 하는가 하면, 초복이 되면 삼계탕을 끓여 300여 명의 어르신들께 보양식으로 대접을 한다. 초복이 되기 전 고성주씨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대개 삼계탕을 먹으러 몇 시에 삼계탕을 먹으러 가면 되겠는가? 등의 문의 전화이다.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봉사가 진정한 봉사

 

며칠 전인가 고성주씨 집을 들렸을 때, 뒤편에서 무슨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무엇을 하고 있나 궁금해서 집 뒤로 돌아가 보았더니, 두 사람이 쌀을 열심히 돌 등을 골라내는 기계에 붓고 있다. 쌀을 재포장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포대에 담긴 쌀을 몇 시간 째 깨끗하게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늦었어요. 벌써 작업을 했어야하는데, 아범들이 시간이 나질 않아서 이제야 작업을 하네요. 오늘 깨끗하게 한 번 도정을 해서 포장을 부탁해야죠.”

몇 시간 째 하고 있는 거야?”

아침부터 계속했어요. 앞으로도 두 세 시간은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고성주씨는 지역에 오래도록 전해진 전통굿인 경기안택굿보존회 회장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신을 모신 사람이다. 그는 매년 이렇게 신도들이 전안에 바친 쌀을 늘 다시 정리를 한다. 많은 쌀이 들어오기 때문에 집에 아예 돌 등 불순물을 골라내는 기계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 그만큼 정성을 다한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지 않는 봉사는, 진정한 봉사가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매년 한 두 차례 쌀을 나눠

 

8kg 포장을 새롭게 한 쌀 50. 돈으로 환산을 하면 150만원 안팎이다. 하지만 고성주씨의 쌀은 그 안에 정성이 깃들어 있다. 그냥 쌀자루에 넣어서 주어도 받는 사람들은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늘 재포장을 해서 깨끗하게 정리를 해서 넘겨주고는 한다. 모든 것이 남을 배려라는 그의 마음 때문이다.

 

이왕이면 받는 분들도 이렇게 포장을 해서 받는 것이 더 좋죠.”

바쁜 와중에서도 꼼꼼히 이웃을 챙긴다. 하긴 그런 마음이 없다고 하면 일 년에 몇 번씩 치루는 이웃을 위한 봉사를 이어나갈 수가 없다. 일부 무속인들은 전안에 받쳐진 쌀을 뜯지도 않은 채로 올렸다가 다시 쌀가게로 내다판다고도 한다. 하지만 고성주씨에게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죄송합니다. 벌써 전해드렸어야 하는데 이제야 전해드리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늘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니

이상수 지동장과 주민자치위원회 이미경 사무국장은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주고받는 마음이 따듯한 지동이다. 그렇게 따듯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 중에 고성주씨가 있다. 늘 이웃에게 무엇인가를 베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지동에서는 소문이 자자해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고성주 회장님을 찾아가 부탁을 드리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들 해요. 매년 이렇게 남을 위해 베풀기를 마다하지 않으니 그런 소문이 난 것 같아요.”

 

이미경 사무국장의 말이다. 지동에서 무슨 행사 등을 할 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 찾아가면 한 번도 낯을 붉히지 않고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남을 위해 평생을 봉사를 하면서 살아 온 고성주씨. 자신이 베풀면서도 연신 죄송하다라는 말을 한다. 몸에 배어있는 봉사하는 마음 때문이다.

 

어려운 분들에게 꼭 전해드리겠다는 이상수 지동장의 말 한 마디에, “피곤함이 싹 가셨다고 하는 고성주씨. 앞으로 이렇게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이, 모든 사람들에게 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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