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노력하면 저도 장 담글 것 같아요”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전통 장 담그기
22일 팔달구 화서1동(동장 조기동) 주민센터 3층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박흥식 팔달구청장을 비롯하여 팔달구 이정섭 행정지원과장, 김상태 주민자치팀장. 전선경 주무관 등과 팔달연합회 이봉우 회장을 비롯해 이용옥 총무, 팔달구 각 동 부녀회장 1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이날 모인 사람들 중에는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도 함께 했다.
오후 2시부터 4층 옥상에서 먼저 화서1동 주옥경(여, 49세) 부녀회장을 비롯한 부녀회원들이 담가 놓은 장을 된장과 간장으로 구분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큰 2개의 독에 남아놓은 장을 이날 분리해 된장과 간장으로 나누는 작업을 한 것이다,
“지난 3월에 장을 담아 놓았어요. 오늘이 장을 담근 지 40일이 되는 날이네요. 오늘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과 함께 장을 나누는 법을 알려주고 함께 나누기도 하려고요. 이 장은 우리 전통방법으로 담은 장이기 때문에, 다문화가족들이 장을 담는 법을 한꺼번에 알 수는 없지만 함께 장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입니다.”
박흥식 구청장 등 직접 장 나누기 참여 해
2시가 되자 박흥식 팔달구청장이 장을 나누는 3층으로 들어섰다. 팔달구 새마을 부녀회원들,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바로 독에 들어있는 숯과 고추 등을 먼저 건저낸 후 메주를 꺼내 큰 그릇에 넣고 잘 반죽이 되도록 주무르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도 함께 동참하여 거들었다.
“이 사업은 구청예산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라 팔달연합회 회원들이 후원금을 주어 담근 장입니다. 팔달구 새마을부녀회에서 주관을 하고 팔달연합회에서 후원을 한 것이죠. 우리나라에 와서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이 우리 음식을 할 수 있도록 몇 년 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우리사회의 일원이니까요,”
박흥식 구청장은 고무장갑을 끼고 열심히 장을 반죽하면서 이야기를 한다. 팔달구에는 다문화가정이 많기 때문에, 늘 그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다문화가정과 함께 전통 장보기를 비롯해, 다문화 음식축제 등도 모두가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사업이다.
몇 년 만 지나면 저도 담을 수 있어요
중국에서 결혼을 해 한국으로 왔다는 왕그나씨는 이미 낯이 익은 사람이다. 팔달문시장에서 주최한 다문화가요제에 참가하여 노사연의 ‘만남’을 멋들어지게 부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저는 몇 년 째 이곳에 와서 고추장을 비롯해 장 담그기를 해보았어요. 한국에서 생활을 하려면 고추장이나 된장, 간장 등을 담글 줄 알아야 하잖아요. 한국음식은 어차피 그런 장들이 들어가야 하니까요. 베워서 집에서 해보지만 아직은 잘 안돼요. 하지만 몇 번 더 배우면 저도 집에서 담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장 담그기에 참석한 다문화기정 결혼이민자들에게는 된장과 간장 한통씩을 선물로 주었다. 된장을 반죽하다가 맛을 본 다문화가정 한 사람은 ‘맛있다’라고 한다.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몸소 장 담는 방법을 배우는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 그들이 하루 빨리 우리 장을 담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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