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수원시청 옥상이 시끌벅적하다.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난 3월에 마련 한 장독대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8개월 동안 햇볕이 잘 드는 옥상에 놓였던 장독을 여는 날이기 때문이다. 장은 담군지 8개월에서 10개월 정도가 되면 제 맛을 낸다고 한다. 사단법인 수원가족지원센터가 주최를 하고 수원시가 후원한 장이 8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장은 저염장입니다. 그만큼 염분이 적어 맛이 있죠. 대개 집에서 담구는 장은 염도가 17~21% 정도인데, 이 장은 염도가 15%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장이 햇볕에서 8개월 동안 숙성이 되면서 수분이 증발해 다시 염도가 올랐어요. 오늘 그 염도를 맞추는 작업을 하게 되죠.”

 

 

가족지원센터 한옥자 센터장은 수원지역 거주 320가정이 모여 된장을 담그고, 가르고 나누는 전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을 담군 한 집 당 된장 5키로, 간장 1500CC를 나누고, 남은 량은 수원지역의 어려운 가정 100가구에 된장 1Kg과 간장 500cc를 나누어 준다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 장들이 함께 해

 

오전 10시부터 수원시청 옥상으로 속속 모여 든 40여 명의 사람들은 수원지역 아동센터장들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알려주기 위해 저염장을 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모였다는 것. 가족지원센터에서는 올해 어린이집 5, 유아원 5, 초등학교 3곳 등에 된장을 담아 주었다고 한다.

 

 

어린이집과 유아원 등에 장을 담아주었고요. 초등학교는 세 곳을 선택해 된장 10가마를 담아 주었어요. 요즈음 아이들이 인스턴트식품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건강이 심각한 수준이거든요. 그런 아이들에게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죠.”

 

장을 제대로 담그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여든 아동센터장들은 교육을 받기 전에 한 잔씩 나누어 마신 된장을 이용한 차를 마시며 맛있다라는 말을 한다. 한 잔 마셔보니 약간 텁텁하기는 하지만, 마시고 난 뒤 입 안이 개운하다. 건강에도 좋다고 하는 된장 차는 저염장을 뜨거운 물에 잘 풀기만 하면 된다고.

 

 

내년부터는 저도 집에서 장 담아야죠.”

 

오전 1030분경부터 40여 분간 장에 대한 교육을 먼저 받았다. 한옥자 센터장의 인사말에 이어 박종숙 음식연구원장의 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후, 모두가 오랫동안 햇볕에서 숙성이 되는 과정에서 염도가 높아진 장의 염도를 처음과 같이 15% 정도로 맞추는 작업을 하는 일이다.

 

이 장은 지난 3월에 담아 놓은 후, 4월에 항아리안의 메주를 건져내고 건져낸 메주에 메주가루, 액젓, 매실청 등을 함께 섞어 농도를 맞춘 후 다시 항아리 담아 놓았던 것이다. 이날 작업은 수원시청 이층 옥상 양편에 나누어 놓았던 장을, 제대로 염도를 맞추어 처음 장담그기에 참석한 320명의 시민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기 위한 것.

 

 

이 장을 가져가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겨울동안 숙성을 시키면 정말 맛있는 장이 됩니다. 저도 집에서 장을 담아보았는데 정말 맛있는 장이 되었어요. 저희들이 이 장담그기 교육을 6년 째 하고 있는데, 저희들의 목적은 장을 사먹지 말고 직접 담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옥자 가족지원센터장은 주부들이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 우리 전통 장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장을 담는 체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을 마친 사람들은 이제는 집에서 장을 담아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을 한다. 모든 음식을 조리할 때 없어서는 인될 소중한 장을 담아서 좋고, 이웃도 도울 수 있으니 더 좋다는 장 담그기 체험 행사. 수원시청 옥상에는 늘 장 익는 냄새가 솔솔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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