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막대사탕처럼 돌고 또 도는 것이다”
작가 명윤아는 2006년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12년 홍익미술대학원 조각과를 수료항 작가는 입체(Sculpture, Installation)와 평면(Photography, Mixed Media Drawing)을 전공했다. 명윤아는 그동안 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2012년 1회 개인전 <BECOMING> (인사아트센터)을 연후, 2017년 <Sweet Thinking>展 (사이아트스페이스)에서 5회 개인전을 열었다.
그런 명윤아가 이번에는 정월행궁나라 갤러리(행궁동 주민센터)에서 초대전을 갖게 되었다. 행궁나라 갤러리는 행궁동 주민센터 민원실 벽면과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 등을 말한다. 이곳은 정월 나혜석 생가터가 있는 행궁동 주민센터에 주민들의 정서함양과 지역에 대한 애정,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행궁동을 사랑하는 작가들의 창작활동 활성화를 위하며 정월 나혜석을 기리는 전시공간으로 마련했다.
8월 한 달 동안 열리는 작가 명윤아의 초대전은 ‘sweet things’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달콤한 것‘이라는 이 전시는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달짝지근한 맛이 감돈다, 한 마디로 명윤아의 작품은 작가의 표현에 잘 나타나 있다. “난 세상의 모든 것(Everything)들을 롤리팝(lollypop) 사탕처럼 돌려버린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어지러운 세상, 달콤하게 살고 싶어서”라고 했기 때문이다.
명윤아의 작품은 막대사탕이다
29일 오후 행궁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뒤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것은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는 것이 바쁘다보면 무엇하나 제대로 느긋하게 감상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몇 번이고 명윤아 작가의 작품을 보러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정작 전시가 끝나갈 무렵 찾아가게 된 것이다.
‘나의 작업은 미 완결 상태로서 무언가로 끊임없이 변해가는 과정을 표현한다. 작업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알록달록한 달콤한 사탕(Lollipop)이 연상되는 표현들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섞이고 있는 색채들의 흐름들은 무언가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중이고, 우리가 늘 겪어왔던 평범한 일상들과 관념적 이미지를 벗어나려한다’
작가노트에서 명윤아 작가는 세상은 끊임없이 돌아가는 사탕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어쩌면 작가는 쉬지 않고 변해가고 있는 세상이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롤 돌리듯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고 느꼈는가도 모른다. 세상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쉴 새 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런 세상을 롤리팝 사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막대사탕은 문양이 특이하다. 마치 돌아가는 바람개비처럼 한 곳을 중심으로 쉬지 않고 돌아간다.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며 돌아가고 있는 막대사탕인 롤리팝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늘이고 돌리고 섞어서 기존의 모습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변형시켜버린다. 작가는 그런 막대사탕을 소재로 작품을 구상하면서 작가 나름의 새로운 가치를 찾으려고 고민하고 노력했다.
작가는 ‘행위가 의미하는 것은 익숙한 겉모습의 경계를 고의적으로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고정적이지 않고 변화하는 과정의 본질과 숨겨진 가치들을 모색하려한다’고 했다. 즉 세상은 막대사탕 안의 원처럼 돌고 또 돌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 안에 작가의 고민과 노력이 존재하면서 말이다.
현란한 색감 속에 숨어있는 작가의 고민
정월 행궁나라 갤러리에 걸려있는 작가의 작품은 10여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작품 속에서 작가의 수많은 고민을 만난다. 작가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작품을 생성했다. 그 롤리팝의 돌아가는 모습에서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함께 돌아가면서 말이다.
작가 명윤아는 작가노트 말미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Sweet 시리즈는 아이디어 구상 때부터 보는 상대가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일러스트처럼 비춰질 것을 의도하고 창작하였다. 그 이유는 대중들에게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우아한 척 고상한 척하는 전통적 예술 관념에 반대하는 입장으로써 누구에게는 가볍고 유치하지만 누구에게는 감동적이고 사랑스러운, 때로는 발칙하지만 때로는 순수한 일러스트나 장난감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이다.
행궁동 주민센터 민원실 벽면에서 만날 수 있는 명윤아 작가의 작품을 돌아보면서 그 안에 내재된 많은 세상이야기를 함께 듣는다. 설령 그것이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나만의 이야기라고 해도 작품을 보는 관전자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장남감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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