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를 빚는 여인들의 마음을 만나다

 

2일 오후 들린 영동시장 아트포라. 2층으로 올라가면 우측 첫 번째 공방이 바로 흙마음이라는 도예공방이다. 이 도예공방은 아트포라 작가들의 대표를 맡고 있는 허영남 작가의 공방이다. 흙마음에는 늘 도예를 배우러오는 수강생들이 열심히 흙을 만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흙마음을 찾아갈 때마다 늘 만날 수 있는 박세은(, 36)씨는 아트포라가 문을 열 때부터 이곳을 다니면서 도예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벌써 4년 동안이나 아트포라를 드나들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고 하니 이젠 아트포라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한 가지 일에 열심을 내고 있다.

 

처음 선생님이 이곳에 문을 열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문화센터 등이나 도예공방을 다니면서 배우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그런 곳에서 배우는 것이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도 들어가 배우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작가선생님을 소개로 알게 되어서 이곳에 와서 작업을 시작했죠

 

 

사람들은 내가 이 공방 대표인줄 알아요

 

박세은씨는 열심히 흙을 만지면서도 묻는 말에 대답을 해준다. 그동안 자주 보아왔던 사이라 그만큼 스스럼이 없어서인지 편하게 농까지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안에 있는 작품 반은 박세은씨 작품이라고 하는 허영남 대표의 말처럼 4년 동안 많은 작품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처음 이곳을 찾아오면 내가 이곳 대표인줄 알아요. 그래서 저에게 상담을 하기도 하고요. 작가님이 앞치마를 입고 있지 않고 제가 작업을 하느라 앞치마를 착용하고 있어서 제가 작가인줄 착각을 하나 봐요. 그래서 상담도 해줘요

 

하긴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을 듯하다. 그만큼 많은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늘 보아도 작업을 하고 있는 박세은씨는 주부이기도 하다. 하기에 자신이 사용하는 그릇은 자신이 직접 만든다고 한다. 사는 그릇보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그릇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접 그릇을 만들어서 사용하면 제 마음에 꼭 드는 그릇을 만들 수가 있잖아요. 도자기를 배우는 주부들의 장점은 여러 가지 용기를 마음에 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이제 시작한지 5년이 되었는데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들을 모두 만들어 써요. 아는 주부들은 아이들 젖병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고요

 

집중을 하는 도자기 만들기로 얻는 여러 가지 즐거움

 

박세은씨는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좋은 일이 많다고 한다. 흙을 만지면서 자연친화적인 그릇을 만들 수 있어 생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다.

 

그동안 각종 페어 등에 참가해서 도자기 판매를 하기도 했어요. 아직은 실력을 더 쌓아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만들어야죠. 이렇게 도자기를 만들어 사용하면 공해가 없는 안전한 그릇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고요

 

도자기예찬론자 다운 말이다.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도 이제 3년이 되었다고 하면서 하루 전에 첫 가마에서 소성되어 나온 작품들을 자랑한다. 선이 곱게 잘 빚어낸 그릇의 모형들을 말리면서 도자기 예찬론자들의 자랑은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스스로 흙을 만져 그릇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도자사랑에 푹 빠진 그녀들이 만들어내는 그릇들이 궁금해진다. 어떤 작품들이 다음 가마에서 나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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