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시장 문화관광사업단 전통혼례 올려

 

신랑이 입이 귀에 걸렸소, 저러다가 입 찢어지겠네. 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야 혼례를 올리는 것인지 모르겠네.”

 

15, 1130분부터 영동시장 이층 아트포라 갤러리인 아라에서 전통혼례식이 열렸다. 그동안 영동시장 문화관광사업단(단장 김춘홍)이 추진해 온 전통혼례는 결혼을 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들을 상대로 이루어졌지만, 이날 결혼식은 팔달문시장 홍보관의 사무국장인 신랑 박영일(65)과 신부 김해경의 결혼식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혼인이 늦어질 수 있는 것이죠. 늦게나마 이렇게 좋은 배필을 만나 혼인 할 수 있는 것도 다 복입니다. 오늘 신랑과 신부가 이렇게 전통혼례를 올린 후 천년만년 잘 살기를 기원합니다.”

 

결혼식에 참석 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신랑과 신부를 축하해 준다. 뒤늦게 결혼식을 올렸으니 잘 살라는 것이다. 식이 거행되기 전에 영동시장 이층 문화공간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신랑은 연신 싱글벙글 이다. 사람들이 한 마디씩 농을 하기도 하지만 그저 좋다고 받아들인다.

 

 

 

 

 

신행으로 전통결혼식 시작해

 

영동시장 문화관광사업단이 추진하고 있는 전통혼례는 지난해부터 신청 받아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의 전통혼례는 혼례 대상자를 태운 가마가 기러기아범과 신랑가마, 신부가마 순으로 식장으로 들어오는 신행(新行)으로 시작 한다. 주례의 설명과 함께 이루어지는 전통혼례는 교배례, 합근례, 근배례, 성혼선언 등으로 이어진다.

 

전통혼례도 참 재미있네요. 요즈음 비싼 돈을 주고 결혼식장에 가서 식을 올리려면 부모님 허리가 휜다고 하는데, 이렇게 전통혼례로 올리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당사자들은 큰 경비들이지 않고, 멀리 이동하지 않아 손님들도 좋고요.”

 

전통혼례를 구경하고 있던 한 축하객은 아이들을 잘 설득해서 전통혼례로 식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날 식장에는 100여명의 하객들이 모여 신랑신부를 축하해주었다.

 

 

 

 

 

5월 가정의 달이 결혼이민자 혼례식도 가질 것

 

“521일이 부부의 날입니다. 그 날 결혼이민자 부부가 전통혼례로 식을 올리고 싶다고 소식을 전해왔어요. 저희 문화관광사업단에서는 1년에 10가정 정도 전통혼례를 올리려고 합니다. 한국에 와서 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들은 저희 사업단에 찾아와 신청을 하시면 택일 해서 전통혼례식을 올려드리려고요.”

 

문화관광사업단 양재학 본부장은 많은 분들이 신청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주례가 직접 혼례절차를 하나하나 설명을 해가면서 식을 거행하기 때문에 하객들도 이해 할 수 있어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재미있다는 것.

 

 

 

 

 

이 표주박은 본디 하나입니다. 이렇게 갈라진 표주박을 하나로 합치는 것은 신랑신부 두 사람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하늘에 고하는 의식입니다. 청실홍실을 꼬아서 소나무와 대나무 가지위에 올리는 것도 같은 의식입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떨어지지 않고 늘 푸르게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 하는 것이죠.”

 

주례의 설명에 식장에 모인 하객들이 박수를 친다. 늦게 만나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신부가 백년해로했으면 좋겠다는 한 하객은, 전통혼례를 보고나서 웃으며 이야기를 한다.

나도 전통혼례로 다시 결혼식을 올리면 좋겠는데, 우리 집사람이 말을 들으려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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