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역사전쟁’. 수원박물관 이종학 특별전

 

내가 생전에 사운 이종학 선생을 만나 뵌지도 꽤 오래되었다. 막걸리 한잔을 마시면서 늘 하시는 말씀이

 

“독도는 우리 땅이다. 간도도 우리 땅이다. 우리는 벌겋게 두 눈을 뜨고 우리 땅을 빼앗긴 못난 민족이다. 우리가 역사를 바로세우지 않으면, 아마도 이 다음에 우리 자손들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한 선조가 될 것이다”

 

라고 하셨다. 그 이종학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지가 벌써 10년이 흘렀다. 8월 14일 오후 3시,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소재한 수원박물관 기획전시실 앞에서는 ‘사운 이종학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이란 기획전의 개막식이 열렸다.

 

 

선생님은 진정한 애국자요, 사학자입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수원박물관의 한동민 기획팀장은

 

“이번 기획전은 내일이 8,15 광복절이라 특별전으로 마련했습니다. 이종학 선생님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자료를 입수하면서부터 우리 민족과 영토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찾아내신 분입니다. 저희 수원박물관에 기증하신 자료만도 2만점 정도가 됩니다. 선생님은 자비를 들여 자료수집을 하셨으면서도 관련자료를 박물관 등에 무상으로 기증을 하시고는 했습니다. 평생을 심혈을 기울여 수집한 독도에 관한 자료는 거의 다 독도박물관에 기증을 하셨고, 그 외에도 경기도박물관, 동학혁명기념관, 이순신기념관, 토지박물관 등에 수많은 자료를 기증하셨습니다.” 라고 하면서

 

“선생님께서는 늘 한, 중, 일 삼국의 관계를 영토분쟁에 대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중국과는 간도문제를, 일본과는 독도문제를 늘 이야기를 하셨죠. 선생님은 평생 학자로 사신분이십니다. 책을 손에서 놓으신 날이 없다고 합니다. 지금은 독도박물관 앞에서 영원히 독도를 지키실 것입니다”

 

 

유가족 인삿말을 하는 동안 염태영 수원시장(우)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좌)이 함께 하고 있다(사진 위) 개막식의 테이프 커팅(아래) 

 

사운 이종학 선생의 나라사랑

 

오후 3시 특별기획전이 마련된 전시실 앞 중앙로비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미망인을 비롯한 유가족들과 100여명의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이런 전시는 국가차원에서 해야 할 것이다. 이종학 선생은 수원을 사랑하신 분이고, 평생 자비를 들여 나라를 굳건히 세우겠다는 뜻 하나로 사신분이다. 이런 분이 수원분이시라는 것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 전시는 수원시민들과 공무원들은 물론, 교육적 차원에서 학생들도 꼭 보았으면 한다. 선생님의 나라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그 뜻에 따라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전시중인 사운 이종학 선생이 수원박물관에 기증한 자료들

 

사운 이종학 선생은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해, 고서점을 운영하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를 했다. 선생의 호 ‘사운(史芸)’도 ‘역사를 김매기 한다.’는 뜻이다. 선생은 늘 그렇게 역사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사료를 무기삼아 뛰어들었다.

 

선생은 평생에 가장 기쁜 일이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내 생애 가장 기쁘고 통쾌한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두 가지를 말할 수 있다. 그 하나는 1945년 조국 광복이요, 또 하나는 1990년 7월 2일 시마네현에서 관계자로부터 독도는 물론 대마도까지 ’우리 땅‘이라는 항복을 받고 온 일이다" 라는 것이다.

 

 

사운 이종학 선생의 친필 자료정리본(위)과 1844년 발행된 신제여지전도의 부분. 프랑스인이 1835년에 만든 세게지도를 참고해서 미쯔쿠리 소고가 제작한 지도. 조선과 일본사이의 바다가 '조선해'로 표기되어있다. 사운 선생은 늘 동해가 아닌 조선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해오셨다 


 

사운 이종학 선생의 독도에 대한 끊임없는 자료수집과 연구는 앞으로 계속되어야만 한다. 평생을 일본 스스로가 ‘대한민국 독도’를 인정하는 자료를 모았으며, 방위개념의 동해가 아닌, 고유명칭인 ‘조선해’로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선생의 노력으로 1997년 ‘독도박물관’이 개관하게 된다.

 

간도도 빼앗긴 우리 땅

 

사운 이종학 선생은 살아생전에도 늘 간도는 우리 땅이라고 했다. 일본에 의해 우리 땅을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빼앗겼다는 것이다. 간도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보면

1712년(숙종 38) 조선과 청나라간 백두산 정계비를 설치하고, 입록강과 토문강에 이르는 선을 국경선으로 정함. 조선후기 조선 유민들이 이주 정착

1881년(고종 18) 청나라가 간도에 대한 봉금을 해제하고 자국민의 이주를 장려하면서 간도 영유권 문제 발생

1902년(광무 6) 대한제국 정부 이범윤을 북변간도관리사로 임명 한인보호에 힘씀

1904년(광무 8) 북변간도관리사 이범윤 소환

1907년(융희 1) 일제의 조선통감부 간도파출소 설치. 간도는 한국의 영토로 규정

1909년(융희 3) 일제는 남만주 철도 부설권을 보장받는 댓가로 청나라의 백두산 정계비의 해석을 인정하고 ‘간도협약’을 체결. 대한제국은 영유권 주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본에 의해 간도를 빼앗김.

 

 

특별전시관에는 모두 7가지로 구분을 하여 전시를 한다. 1. 프롤로그 전시개요와 이종학 연보, 2. 역사의 김매기를 시작하다. 3. 충무공 이순신과의 만남, 4. 한줌 재 되어도 우리 땅 독도 지킬 터, 5. 우리 강역지키기(일제 대륙침략사), 6. 내 고향 수원, 7. 에필로그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이다. 이번 전시는 2012년 8월 14일부터 10월 14일까지 계속되며 매월 첫째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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