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사람이란 것이 먹는 데는 치사하다고 한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괜히 이런 음식을 먹었다는 것을 은근히 자랑을 하고 싶기도 하다. 오늘(9월 17일) 점심에 먹은 음식이 바로 이렇게 자랑을 할 만한 음식이다.

옛말에 어르신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하셨다. ‘송이는 줄 망정, 능이는 절대로 주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1 능이, 2 표고, 3 송이’라는 밀도 있다. 향이나 맛에서 항상 능이를 제일 앞서 언급한다. 옛 칠첩반상의 음식에도 능이로 만든 음식이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능이의 맛이 일품이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향이 좋아 ‘향버섯’이라고도 부르는 능이버섯

 

능이는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귀한 능이는 영양 가치와 더불어 맛과 향이 뛰어나다. 산을 다니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을이 되면 가끔 산에 가서 능이를 체취하기도 한다. 그것을 국을 끓이거나 고기와 함께 먹었으니,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생각만 해도 침이 절로 넘어간다.

 

능이의 향은 흙냄새와 꽃향기 등이 나며, 나무향이나, 고기향 등이 있다고 한다. 능이는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삶아서 국물을 먹으면 신속한 효능을 보인다고 한다. 능이는 암 예방과 기관지 천식 등에 특히 뛰어나다. 성분은 유리 아미노산이 23종 들어있으며, 지방산 10종과, 미량의 금속 원소가 13종이 들어있다. 그밖에도 유리당과 균당이 들어있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능이버섯 전문점 ‘능이촌’을 가다.

 

모처럼 좋은 분들과 함께 점심상을 받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능이버섯 전문점으로 들어간다. 능이의 맛과 향이야 익히 알고 있는 나로서는, 기대를 할 수 밖에. 수원시 팔당구 인계동 1113-10, 2층에 소재한 능이촌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맛에 취해 글을 올리고는 했던 집이다.

 

식당 안은 깨끗하다. 단아한 식당 안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어딜 가나 정신 사납게 요란한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런 분위기가 정말 좋다. 음식이 나온다. 이 집 모든 것이 나에게는 딱이다. 깔끔한 상차림이 마음에 든다. 큰 냄비에 초벌 끓이기를 해다가 내다주는 능이버섯 오리백숙. 아무래도 능이와 오리를 함께 했으니 가격이 50,000원이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 먹을 땐 말도 하기 싫어

 

그러나 한 마리를 갖고 성인 3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니, 비싼 편은 아니다. 팔팔 끓는 국믈을 떠 먹어본다. 담백하면서도 향에 짙은 국물이 속을 뜨뜻하게 만든다. 위에 가득 올린 정구지와 함께 고기를 먹어본다. 그저 입안에서 절로 녹는다는 표현을 이럴 때 해야 하는 것 같다.

 

대개는 식사를 할 때 말을 많이 하는 나다. 음식은 즐겁게 먹어야 한다고 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을 한다는 것이 미안하다. 그것보다 이 맛과 향을 더 즐기고 싶다. 동석한 일행이 이야기를 한다.

 

 

“왜 한 마디도 안하고 식사만 하세요?”

 

너 같으면 이야기하고 싶겠냐? 난 이 향과 맛을 더 음미를 해야겠다. 동석한 일행도 그렇고, 일일이 들고 사진촬영을 하기가 어려운 자리이다. 그저 그 맛이나 제대로 전달을 할 수 있으려는지 모르겠다. 음식을 먹으면서 속으로 생각을 한다.

 

“기력이 딸리면 이것 한 그릇 ‘잡솨 봐~”

 

상호 : 능이버섯 전문점 ‘능이촌’

대표 : 박동준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13-10 2층

전화 : (031) 238 - 7794

영업 : 오전 10시 ~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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