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는 길’, 이번에 달라질 수 있을까?
‘메르스’ 진전되고 벽화작업 박차 가해
지난 토요일인 18일 오전 지옫 수원제일교회 1층 로비에 7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정말 모처럼 벽화작업 자원봉사자들이 지동을 찾은 것이다. 그중에는 상당수의 외국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제 4년차인 지동 벽화그리기는 자원봉사자들과 사회 각 단체, 그리고 삼성전자연구원 등이 주축을 이루어 작업이 진행되었다.
요즈음 지동은 지동초등학교 건너편 골목에서 시작하는 480m의 ‘정겨운 시장가는 길’ 벽화작업과 지동 용마루길 창룡문로 구간을 작업구간으로 벽화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로 인해 오랜 시간 작업이 이어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였는데 모처럼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지동주민센터(동장 이상수)는 올 3월 우중충한 시장 통 뒤편골목에 벽화를 조성한다고 밝힌바 있다. 새롭게 조성할 이 벽화골목은 ‘시장가는 정겨운 골목길’이다 지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못골종합시장 세 곳의 시장 뒤편에서 지동초등학교 방향으로 난 골목에 벽화를 조성하는 작업이다.
좁고 음습한 골목 벽화로 아름답게 치장한다.
이곳은 오래 된 지동연립을 비롯해 골목골목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지동 여러 곳 가운데서도 가장 굴곡이 심하고 좁은 골목이 많은 곳이다. 이들은 이 좁은 길이 삶을 영위하는 생명선 같은 것이기도 하다. 지동에서는 올 3월부터 이곳의 벽들을 정리하고 기초 작업인 칠을 했다.
그리고 메르스로 인해 모든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오지 않을 때도 적거들을 비롯해 지동주민센터 신성용 총괄팀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시간을 내어 이곳에 와서 작업을 시작했다. 올 11월까지 작업을 마쳐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지동에 실로 오랜만에 많은 인원이 작업을 하기위해 찾아 온 것이다.
이들의 작업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이루어졌다. 월요일인 20일 오후 일부러 길을 돌아 ‘정겨운 시장가는 길’과 지동시장에서 창룡문으로 나가는 용마루 길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울퉁불퉁한 벽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을 텐데, 벽에는 그동안 보던 그림과는 다른 정감 있는 그림들이 보인다.
이번에 정말 명소가 될 수 있을까?
“이번엔 좀 딴 곳처럼 지동벽화도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강한 인상을 풍겨주는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처음에 지동벽화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도 즐거웠는데 그림이 너무 단조롭다고 이야기들을 해요. 우리나라 곳곳에 많은 벽화들이 있지만 지동벽화는 눈에 띠게 색조를 칠하기보다는 주제를 설정하고 그리기 때문에 길이는 길어도 심심하다는 것이죠.”
벽화를 보고 있는데 곁을 지나던 주민인 듯한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벽화는 아무리보아도 질리지 않아야하는데, 지동 벽화는 무엇인가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물론 지동벽화는 관광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지동 벽화골목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그려졌다고 한다. 그래서 울긋불긋한 요란한 색채보다는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20일 오후에 돌아본 지동벽화. 그동안의 벽화와는 색다른 맛이 있다. 시장가는 정겨운 길의 벽화는 이제 시작이지만, 장바구니에 과일을 가득 이고 시장가는 길로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용마루길에는 아이들이 모여 달리기도 하고 각종 놀이를 하고 있는 그림들도 보인다.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벽화란 구경을 하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주거나 그 지역과 관계되는 그림을 그려, 찾아오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어 해야죠. 요즈음은 벽화가 관광상품이기 때문에 지동만의 벽화, 지동을 상징하는 벽화, 지동을 생각할 수 있는 벽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아이디어도 좋지만 벽화란 많은 사람이 즐거워해야 의미가 있다. 이번에는 그런 모두가 다시 즐겨 찾을 수 있는 벽화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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