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귀한 산삼을 그냥 줘도 괜찮아요?’
그동안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길 때마다 산으로 올라가고는 했습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도심에서 매일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산에 가면 가끔은 산삼도 몇 뿌리 캐오고, 더덕이나 버섯 등도 꽤 많이 만나기도 했습니다.
요즈음 신문사에 조금 답답한 일이 생겨, 일부러 강원도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저 명산을 찾아가 산행이라도 할 심산으로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산을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이왕 산으로 갔으니 말라버린 계곡이라도 취재를 할 생각을 한 것이죠.
그런데 저쪽에서 동행을 한 분이 큰 소리로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파른 계곡을 따라 올라갔더니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잎이 다섯 잎이나 난 산삼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것도 한 두 뿌리가 아닙니다.
그동안 기껏해야 2구나 3구의 산삼만을 보아오다가 5구나 되는 산삼을 본 것입니다. 하나는 ‘가족삼’이라도 해서 몇 뿌리의 산삼이 모여 있기도 했습니다. 주변에 낙엽을 쳐내고 주변으로부터 찬찬히 파 들어갔죠. 그 안에서 나온 것은 상당한 크기를 가진 산삼이었습니다. 한 3년 정도인가 산을 다니면서 이렇게 큰 산삼을 처음 만났습니다.
이런 삼은 대개 ‘조복삼’이라고 해서, 새들이 삼씨를 먹고 변을 보았을 때 그 씨가 자란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산에서 자랐으니 산삼의 한 종류는 되는 것이란 생각입니다. 이번 산행에서 캔 큰 산삼 두 뿌리는 동행을 한 지인의 아우가 몸이 아프다고 해서 그리로 보냈습니다. 어차피 자연에서 얻은 것이니, 마음 편하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무엇이 아깝겠습니다. 함께 산행을 한 분이
“그렇게 주어도 괜찮아요?”
“그럼요. 어차피 먹을 수도 없는데요.”
“임자만 잘 만나면 한 50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는데요”
“그래도 이것을 먹고 아픈 사람이 나을 수만 있다면 파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죠”
그렇게 마음 편하게 두 뿌리를 주고, 남은 것은 산삼백숙을 끓였답니다. 세상에 태어나 살다보니 산삼백숙이라니. 참 우리가 심마니도 아니고 그저 재미삼아 산행을 하는 것인데, 나름대로 재미를 쏠쏠하니 보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높은 산으로 올라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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