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구 지동’은 수원에 없습니다.
‘보호수 관리’, 더 많이 신경 써야
26일 영통느티나무가 강우와 바람을 못 이겨 가지가 찢어졌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평소 일 년이면 몇 차례씩 그 나무를 찾아간 나로서는 우리나라 100대 아름다운 나무에 선정된 이 나무를 볼 때마다 자랑스러웠다.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나무들을 각종 언론이나 눈 등을 통햐 소개한 나로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를 보기 쉽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나무는 수령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나무가 갖고 있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영통단오어린이공원 안에 자리한 영통느티나무도 의미가 깊기 때문에 더 정이 갔던 것이다. 매년 단오 즈음에 이곳에서 축제를 연다고 하면 빠트리지 않고 찾아갔던 것도 이 나무가 갖고 있는 의미 때문이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 나무는 나리에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구렁이 울음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나무가 신령한 나무라는 것이다. 1790년 정조대왕의 명으로 수원화성을 축성할 때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영통느티나무는 수원과는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말이다.
“저 어릴 적에 영통느티나무 인근을 흐르는 내가 있어요. 그곳에 가서 물고기를 잡기도 했는데, 힘이 들면 그 느티나무 그늘에서 쉬고는 했죠. 수원사람들의 추억이 하나 사라져버린 것이네요”
27일 아침에 팔달문 시장 상인회 박영일씨는 어릴 적 이곳에 가서 물고기도 잡고 나무 그늘에서 쉴 때가 많았다면서 안타까워한다. 영통느티나무는 많은 사람들과 추억을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동행정복지센터 박란자 동장은 “영통느티나무 사고를 접하고 27일 아침 일찍 지동에 소재한 두 그루의 나무를 돌아보았다”고 한다. 뒤 늦은 관심이라도 이제라도 수원시에서 자라고 있는 보호수들에 대한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
‘권선구 지동은 수원에 없습니다.’
지동에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지동 465에 소재한 느티나무는 1982년 10월 15일 경기-수원-10으로 지정됐다. 지정 당시 수령이 520년이었으니 올해 555년이 된 셈이다. 또 한 그루는 같은 날 경기-수원-16으로 지정이 되었으며, 지정당시 수령이 470년이었으니 올해 수령 505년이 된 셈이다.
이 두 그루의 나무는 약 20m 간격으로 떨어져 서 있다. 이 나무들을 마을에서는 할아버지나무와 할머니나무라고 부른다. 수령 505년이 지난 느티나무는 생육이 좋고 가지를 넓게 펴 자라고 있다. 그런데 안내판을 보니 그만 어이가 없다. 안내판에 보니 이 나무가 서 있는 곳의 주소가 ‘수원시 권선구 지동 231-3’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이다.
실수라고 보아야할까? 아무리 실수라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팔달구 지동을 권선구 지동이라고 적어 놓았을까? 이 곳에 안내판을 세운지가 꽤 되었는데 그 누구 한 사람 이 보호수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조금만 살펴보았더라도 잘못된 내용이라는 것을 알았을 테니 말이다.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그런데 수원에 있는 24그루의 보호수(영통 느티나무 소실로 이젠 23그루) 안내판을 세우면서 어떻게 이런 것 하나 유심히 보지 않았을까? 보호수로 지정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관리를 어떻게 철저하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수원시는 보호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안내간판의 오류를 하루 빨리 개선하기 바란다. 사소한 이런 문제 하나가 그동안 보호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호수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 역시 보호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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