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불(灌佛)’을 하듯 마음의 때를 벗기를
이날 각 절에서는 부처님의 탄생지인 룸비니 동산을 상징하는 화단을 만든다.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하고 그 가운데 부처님의 탄생 조각상인 아기부처를 세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줄을 지어 차례대로 작은 표주박으로 감로수를 떠서 부처님 정수리에 붓는 것이다. 이를 관욕, 욕불, 관정이라고도 하며, 관불의식은 부처님이 탄생하셨을 때 아홉 마리 용이 나타나 오색향수로 부처님을 씻어 주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정수리에서 발밑까지 흘러내리게 부어
이를 따라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모든 절에서 이 관불의식을 행하게 된다. 사월 초파일에 행하는 불교의 의례 가운데 관불의식은, 부처에 대한 공경을 표시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는 의미에서 행해지는 의식이다. 이때 머리에 붓는 물을 ‘관수(灌水)’라고 하며, 이는 부처님 머리에 물을 쏟아 붓는 불교의식이다
관수란 머리에 부은 물이 발밑까지 흘러내린다는 ‘관두지수 유하족저(灌頭之水 流下足底)’란 말에서 따왔다. 즉 윗사람의 잘못이 아랫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뜻으로, 항상 마음을 바르게 하여 아랫사람들에게 본이 될 만한 행동을 한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사람들은 관불의식을 행하면서 자신도 함께 청정해지기를 기원한다.
감로차는 집으로 가져가기도
사람들은 이 감로차에는 특별한 공덕이 있다고 해서, 각자 집으로 가져가 그날 하루 동안 마시는 풍습이 있다고 했다. 전하는 설에 보면 부처님께서 탄생하셨을 때, 하늘에서 깨끗한 두 줄기의 물이 흘러 내렸다고 한다. 그 한줄기는 따뜻하고 다른 한줄기는 차가운 물이 아기부처님 몸을 씻어 편안하게 해 주었다고 한다.
<보요경(普曜經)>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이 탄생 하셨을 때 제석천왕과 대범천황이 각가지 향수로 목욕을 시켜 드리고, 아홉 마리 용이 하늘에서 향수를 뿌려 목욕한 아기부처님은 심신이 청정해졌다고 전한다. 이런 관불의식을 행하는 것은, 나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수원시청 뜰에 마련한 세월호 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1만 명을 넘었다.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분향소를 찾아온다. 또한 각 학교에서도 단체로 분향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으며, 회사나 사회단체들도 동참을 한다. 채 피지도 못한 체 바다 속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수많은 아이들.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초파일 절을 찾아야겠다.
그곳에 가서 나를 위한 관불이 아니라, 그 아이들을 위한 관불을 하리라 마음을 먹는다. 그 안타까운 영혼들을 위해 마음을 다해 깨끗이 씻긴다는 생각으로 관불을 한다면, 그 아이들이 내생에서는 이렇게 아픔을 지닌 곳에서 태어나지 않을 듯해서이다.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그 아이들에게 죄스런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실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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