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 지동서 가을맞이 열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장엄하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글이 없다. 14(음약 107) 오전부터 수원시 팔달구 지동 171~124 소재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의 집에서 가을맞이 진적굿이 열렸다. 진적굿은 무격이 자신에게 접신된 주장신령을 대우하고 기쁘게 하여 자신에게 더 큰 영험을 주길바라고 , 수양부리들의 재수소망을 축원하는 굿으로 봄에는 꽃맞이굿, 가을에는 단풍맞이굿(신광맞이굿)이라 한다.

 

진적굿은 맞이굿이라고도 하는데 무격이 벌리는 굿판 중에 가장 화려하고 장엄하다.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은 집안에서 4대째 전통적인 경기도 수원 일원에 전승되는 경기안택굿을 지켜가고 있는 강신무로 전국에서 굿 제일 잘하는 사람혹은 우리 전통 경기안택굿을 대물림 해 전승시키고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에는 200여명 정도가 들려간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줄을 지어 들락거린다. 그 정도로 신도들이 많다. 무격들은 이렇게 자신을 믿고 따르는 무리들을 더해 이라 이야기 한다. 경기도 일원에서 가장 많은 판을 갖고 있는 고성주 명인의 집에 가면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듣는다.

 

나이가 고성주 명인보다 더 윗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모두가 고성주 명인을 아버지라고 부른다. 바로 판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강신무들은 이렇게 무격과 신도사이에 판이 정해지면 대물림으로 그 자손들도 딴 곳을 가지 않는다. 수원 일원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판을 갖고 있는 고성주 명인이 자신이 모신 신령들과 수양부리들을 위해 매년 한 해에 두 번(음력 37, 107) 지동 신을 모신 전안에 상을 차려놓고 하루종인 굿판을 벌인다.

 

 

일주일 전부터 각종 음식준비 해

 

고성주 명인이 일 년에 두 차례 벌이는 진적굿을 하기 위해서 일주일 전부터 음식을 준비한다. 진적굿 당일 사람들이 찾아오면 한사람이 와도 일일이 상을 차려주기 때문이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린다는 말이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에서 볼 수 있다. 굿상에 올릴 약과며 다식 등도 모두 집에서 만들어 사용한다.

 

하기에 진적굿을 하기 전에 많은 수양부리들이 모여 음식준비를 한다고 난리를 피운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함이 없다. “전에 어머니(자신의 신어머니를 부르는 말로 자신에게 내림을 해준 집안의 어른들을 말한다)들은 지금보다 오히려 더 많이 차렸어요라는 것이 고 명인의 말이다. 그 정도로 이집의 음식을 먹어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이다.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이 남다른 것은 굿을 하는 중간에 굿판에 모인 사람들에게 시루를 하나씩 건네준다. 시루떡을 하나씩 전해주는데 보통 80개 정도의 시루를 밤새도록 찐다. “전에는 200개의 시루를 쪘어요라고 고성주 명인이 말한다. 그 정도로 많은 음식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하는 것이다.

 

 

 

경기안택굿으로 진행한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은 장엄 그 자체

 

오전 9시까지 진적굿을 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 전에 이미 수양부리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진적굿판에 사람들이 찾아오면 우선 상부터 차려 내놓는다. 진적굿이 시작되었다. 굿판을 정화시키는 부정굿을 시작으로 산거리를 전안에서 진행한 후, 바깥마당에 차려진 천궁맞이 상 앞에서 모든 신령을 불러내는 천궁맞이가 시작됐다.

 

천궁맞이를 할 때면 경기안택굿이 얼마나 대단한 굿인가를 알 수 있다. 창부신의 의대를 입은 고성주 명인이 바닥에 편 자리위에서 줄광대가 줄 타는 시늉을 낸다. 기우뚱거리고 떨어질 듯 하는 고 명인을 보고 관람을 하던 수양부리들이 배를 잡고 웃는다. 굿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성주 명인이 진적굿을 하는 날이 되면 수양부리가 아니라고 해도 구경꾼들이 모여든다. 지나던 행인들까지 배불리 먹여 보내는 것이 고성주 명인의 마음이다. 하기에 진적굿을 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집을 찾아온다. 그리고 굿거리 중에 터주대감을 할 때면 모든 사람들이 쾌자를 입고 지하에 있는 연습실로 내려가 도깨비대감이라고 해서 얼굴에 먹칠을 하고 한바탕 흐드러지게 춤을 추며 논다.

 

수양부리들도 이렇게 놀아야 굿을 잘했다고 할 정도이다.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의 가을맞이 진적굿. 이른 시간부터 상을 차리기 시작해 진적굿을 마친 시간은 이미 오후 11시가 넘었다. 하루 종일 신명나는 굿판을 벌인 수양부리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 봉송이라고 하는 보따리 하나씩을 들고 간다. 굿판에 차려졌던 그 많은 음식을 굿판을 찾아온 사람들이 다 싸가는 것이다.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은 나눔의 굿이다. 늘 이웃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고 명인의 심성이 진적굿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파주시 장단면 백연리 통일촌 장승굿

 

남북화해모드가 조성되면서 경기도의 문화예술계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하는 ‘2018 DMZ 평화통일 장승굿한마당이 사단법인 경기민예총 주최, ()의정부민예총과 2018 DMZ 평화통일 장승굿 추진위원회 주관, 경기도 후원으로 10일 오후 3시부터 민통선 내 통일촌(파주시 장단면 백연리)에서 열렸다.

 

이 장승은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에 거주하는 김원주 작가의 작품으로 지난 10월부터 장승조각을 시작하여 행사 당일인 10일 오전 여주를 떠나 행사장인 파주시 장담면 백연리 DMZ 내 통일촌으로 옮겨졌다. 복판에 통일대장군과 평화여장군이라는 글씨가 적힌 장승이 민통선을 통과해 북녘 땅 가까이에 선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최종환 파주시장을 비롯하여 지역의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으며 민통선을 통과한 관광객 및 주민 500여명도 장숭긋 한마당에 동참했다. 경기민예총의 ()경기민족굿연합 풍물꾼 70여명도 수원, 성남, 안산, 김포, 의정부, 여주 등에서 모여 풍물한마당을 펼쳤으며 마을에서는 DMZ 농산물 축제도 병행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가 넘어 사전 내빈소개 및 축사 등으로 기념식이 거행됐다. 장숭을 세우는 본행사는 오후 330분부터 열림굿을 시작으로 길놀이, 장슬 길놀이 굿, 장승맞이 춤판, 장승맞이 국악의 향연, 장승세우기와 통일비나리, 평화통일기원 의례굿, 평화통일 터울림굿, 뒷전(대동놀이)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장승은 민간신앙의 한 형태이다. 대개는 마을 입구에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지만, 사찰이나 지역 간의 경계표시나 이정표의 구실도 한다. 장승은 대개 길 양편에 나누어 세우고 있으며, 천지 한 쌍을 세우거나 4방위나 5방위, 또는 경계 표시마다 11곳이나 12곳에도 세우기도 한다. 마을 입구에 선 장승은 동제의 주신으로 섬기는 대상이 된다.

 

장승은 나무나 돌로 만들어 세운다. 나무를 깎아 세우면 목장승이라 하고, 돌을 다듬어 세우면 석장승이라 한다. 장승만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솟대, 돌무더기, 서낭당, 신목, 선돌등과 함께 동제의 복합적인 형태로 표현이 되기도 한다. 장승의 기원에 대한 정설은 아직 정확하지가 않다. 대개는 고대의 남근숭배설(男根崇拜說)’과 사찰이나 토지의 경계표지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이 있기도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일설에는 솟대나 선돌, 서낭당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도 전해진다.

 

 

원래 장승은 절 입구에 세워 신성한 지역임을 알리는 경게표시를 하는 표시장승이 시초였다. 그러던 것이 점차 마을을 지키는 수호장승의 역할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장승의 역할은 표시장승, 수호장승, 그리고 길을 안내하는 로표장승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승의 복판에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등 기본적인 대장군이 가장 많지만, 동방청제축귀대장군, 상원주장군 등 마을마다 각기 특징적으로 적기도 한다.

 

파주시 장단면 백연리 통일촌에 세워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장승 한 쌍. 이 장승으로 인해 남북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민족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우리 땅을 우리 힘으로 지킬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간구한다.(사진 제공 여주 민예총 김미진)

 

마을의 안녕과 가가호호 평안을 기원하다

 

담장 밖에 늘어선 사람들이 담장 너머로 안을 들여다본다. 대금, 피리, 해금, 장고, 바라 등 악기들이 내는 소리와 신복을 입은 무당의 걸 판진 노랫소리가 담장 밖으로 흘러나온다. 10일 아침부터 수원시 향토유적 9호로 지정되어있는 당집은 권선구 고색동 381-4에 소재한다. 원래는 뒤편 철길 쪽에 있었던 것을 일제가 수탈을 위한 목적으로 수인선을 개설하면서 현재의 자리를 당을 옮겼다.

 

고색동은 정월 보름이 되면 주민들과 인근의 사람들이 모여 마을에서 줄다리기를 벌인다. 고색동 줄다리기는 주로 음력 대보름을 기해 행해졌으며 마을 단위로 편을 갈라 한편은 부녀자가 한편은 남자들이 줄을 마주 잡아당겨 승부를 겨룬다. 고색동의 줄다리기도 부녀자가 이겨야 풍농과 안과태평을 가져온다고 했다.

 

줄다리기는 삭전(索戰조리지희(照里之戱갈전(葛戰)이라고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 줄다리기에 관한 기록이 처음 나온다. 주로 중부지방 이남에서 성행한 것으로 보아 벼농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색동 줄다리기를 할 때면 먼저 이곳 당집에서 당제를 지낸 후 줄을 당긴다.

 

 

 

10월 상달에 펼쳐지는 도당굿

 

이규경(李奎景)五州衍文 長箋散稿에 보면 [我東鄕俗多虎豹之患, 夜不能出, 小醵錢備牲醴, 祭山君於本里鎭山, 巫覡粉若鼓之以妥之, 名曰都堂祭 : 옛날 우리나라에는 호랑이나 범에 의한 피해가 많아 밤에는 집 밖으로 출입을 하기 어려웠다. 백성들이 돈을 모아 제물을 마련하여 동리의 진산에 있는 신당에서 제를 올렸는데 무격들이 분으로 단장하고 북을 두드렸는데 이를 도당제라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10, 고색동 도당에서 ‘2018 고색도당굿이 열렸다. 경기안택굿보존회(회장 고성주)가 주관한 이날 고색도당굿은 그동안 이곳에서 열렸던 도당굿과는 달랐다. 한 마디로 내림을 받지 않은 세습무 계열의 화랭이들이 하던 도당굿을, 오랜만에 강신무인 경기안택굿 명인인 고성주 회장 일행이 굿을 맡아 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보아오던 굿과는 다르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음식을 차리는 것 하나부터 모든 것이 하나같이 정성이 가득한 것 같아요. 우리 고색동에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아요

 

굿을 관람하고 있던 주민 한 사람은 고색동 도당굿이 이제야 제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면서 좋아한다. 이날 도당굿을 주관한 고성주 명인은 자타가 인정하는 경기굿의 일인자이다. 함께 굿을 진행한 무녀 임영복 등 또한 굿 잘하는 무당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날 음악을 맡은 김무경 등 악사들 역시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급이 달랐다. 당연히 최고의 굿판이 될 수밖에 없다.

 

 

 

종합예술의 국치 보여준 고색도당굿

 

굿은 종합예술이다. 우리 굿은 그 안에 소리와 춤, 음악, 극적인 요소 모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악가무희(樂歌舞戱)가 총체예술이라고 한다. 이날 고색동에서 열린 도당굿에서는 굿 외에도 남도민요 국가지정 중요무현문화재 체5호 춘향가와 적벽가 이수자인 강승의를 비롯해 양용자, 조진숙, 이정은 등이 흥겨운 남도민요를 불러 앙코르를 받기도 했다.

 

경기재인청 춤을 춘 서금자와 변부현 등도 한량무, 엇중모리신칼대신무, 교방무 등을 추었다. 무대가 아닌 도당 앞마당에서 열린 행사라 춤을 출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지만 고색동 한마당 축제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한 한 판이었다. 굿을 마치고 난 뒤 고색동 풍물패의 흥겨운 판굿 한마당이 벌어졌다.

 

굿은 모든 사람들이 모여 벌이는 축제다. 고색동 큰말에 소재한 고색도당굿 한마당은 이곳 주변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정신적인 결합을 주관하던 곳이다. 음력 10월 상달에 질펀하게 벌인 고색도당굿. 종합예술의 극치를 보여준 고색도당굿 한마당으로 인해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을 이루기 바란다.

 

만남 · 동참 · 나눔이 어우러진 소통 공간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싸늘하지만 한 낮의 날씨는 지금도 햇볕이 따갑다. 하루에 서너 곳의 행사장을 돌다보면 다리도 아프고 몸은 늘어질 때로 늘어진다. 미처 소식을 알지 못해 찾아가지 못하는 축제장이 많다보니 가끔은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20일 수원 곳곳에서는 많은 축제가 열렸다.

 

수원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열린 2018 과학축제를 비롯해 수원화성 행궁광장에서 열린 평생축제, 행궁동에서 열린 차 없는 거리, 화홍문에서 열린 버들축제, 세류1·2·3동의 수원천에서 열린 수원천 가을축제, 남문로데오거리 청소년공연장에서 열린 2018 젊음의 축제 등 그야말로 수원 곳곳이 축제장으로 변했다.

 

도대체 어딜 찾아가야 제대로 축제를 즐길 수 있나요?” 행궁광장에서 만난 한 지인이 하는 말이다. 수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어딜 가야 축제다운 축제를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본인이 보고 싶고 찾아가 즐기고 싶은 곳을 찾아가면 된다. 굳이 이곳저곳을 다 찾아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조원1동 대추골 한마음 축제를 택했다

 

많은 축제가 있지만 사실 하루에 서너 곳을 돌아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기에 선택을 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곳은 오전 중 행궁동 차 없는 거리를 걷고, 오후에는 조원1동 소재 조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8회 대추골 한마음 축제를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시간 전에 미리 찾아간 조원초등학교에는 이미 모안 주민들이 여기저기 햇볕을 피해 그늘에 앉거나 차광을 할 수 있는 폭넓은 모자를 쓰고 무대 앞에 앉아있다.

 

이날 조원1동 대추골 한마음 행사는 만남의 장으로 정조대왕 거둥행사를 비롯해 무예24기 시범, 엣 사진 전시, 대추골 캐릭터 공모전 전시, 길놀이 등이 선보였으며, 동참의 장으로는 수원시립합창단 공연과 자치센터 프로그램 공연, 난타 및 마당극 등이 무대에 올랐다. 나눔의 장으로는 체험프로그램과 먹거리부스 운영, 벼룩시장 바자회 등 다양하게 즐기고 먹을 것들이 운동장에 자리했다.

 

오후 2시가 되지 조원초등학교 정문으로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가 장용영 무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거둥했다. 무대에 오른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를 앞에서 무예24기 시범단이 다양한 무예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500여명의 운동장을 메운 주민들을 즐겁게 한 이날 행사는 좋은 대추골마을만들기가 주최·주관하고 조원1동 주민자치회 등 10개 단체와 조원1동 행정복지센터가 후원했다.

 

 

 

많은 내빈들 참석해 축하인사

 

조원1동 대추골 한마음 축제장에는 많은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장안구 국회의원인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장안구 이재준 당협위원장, 경기도의회 이필근 도의원, 수원시의회 홍종수 부의장과 황경희 의원 등도 무대에 올라 대추골 축제를 축하해 주었다. 이들은 모두 대추골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오늘 날이 참 좋습니다. 근자에 들어 조원1동 대추골 축제가 열릴 때 이렇게 날이 좋을 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유난히 날이 좋아요. 어르신들이 많이 참석하셨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런 날씨 하나만 보아도 우리 조원1동이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듯합니다

 

행사장에서 대추골 캐릭터를 관람하고 있던 주민 장아무개(, 55)씨는 수원에 많은 축제가 있지만 조원1동 대추골 한마음 축제가 최고라고 하면서 자랑을 한다. 조원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는 나무들이 울긋불긋하게 가을 옷을 갈아입은 아름다운 교정에서 열린 조원1동 대추골 한마음 축제. 축제의 흥은 그렇게 무르익고 있었다.

 

전통춤을 주제로 한 등 축제, 이것이 수원의 정답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10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일까지 열린다. 수원화성문화제는 55회를 맞이하면서 점차 수원의 대표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더욱 올해 화성문화제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남문시장 거리축제와 함께 열리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람객이 수원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7, 수원천 수원화성 남수문을 나가보았다. 이 때쯤이면 수원천 등 축제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은 맞았다. 남수문에서 매향교까지 각종 등이 놓여있다. 그런데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등은 색다르다. 한 눈에 보아도 춤을 추고 있는 등을 제작했다. 그동안 등은 수원의 상징인 무예24기를 표현한 등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등 축제에 보이는 등은 남수문에서 남수교까지 우리의 춤을 주제로 하고 있다. 우리 전통춤인 선유락, 무고, 검무, 학춤, 처용무 등을 주제로 한 것이다. 우리 전통춤은 다양하다. 그리고 화려하며 우아하다. 남수문 가장 가까이에는 수원의 상징인 수원이 두 마리가 놓여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국가중요무형문화제 제39호인 처용무다.

 

처용무는 <악학궤범>에 따르면 12월 회일(晦日) 하루 전날 궁중에서 나례(儺禮: 잡귀를 쫓기 위해 베풀던 의식)를 행한 뒤에 전도와 후도 두 차례에 걸쳐 처용무를 추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처용무는 5방의 색을 표현한 동방 청색, 서방 백색, 북방 흑색, 남방 적색과 중앙 황색의 무복을 입고 춤을 춘다.

 

 

 

우리 정재(呈才)를 표현한 등, 아름답다

 

과거 처용무를 직접 추어보기도 하고 경주와 울산까지 내려가 학생들에게 처용무를 가르치기도 했던 나로서는, 처용무의 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다. 한 여름에 야외촬영을 한다고 처용무의 무복을 입으면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던 기억이 새롭다. 무예24기 일색으로 보여주었던 등축제가 올해 달라진 것이다. 그 뒤편에는 배를 타고 사공이 노를 젓는 주위에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다. 산유락인 듯하다. 선유락은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도 전한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전하는 선유락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채선을 설치한 후 여러 무녀들이 나누어 서서 배 떠나는 모습을 한다. 닻줄을 끌면서 배를 둘러서 춤을 춘다. 산유락은 세상에 전하기를 신라 때부터 전해졌다고 한다.” 선유락은 신라시대 가무백희 중 사선악부에 용((((()이 있었는데, ‘이 선유락의 기원과 관련되었다고 한다. 또한 최영년의 <해동죽지(海東竹枝)> 속악유희(俗樂遊戱)에 따르면, 사신이 뱃길로 사행을 떠날 때 바닷가에서 전송하는 모습을 여러 기생들이 연출하여 선유락이라는 놀이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저녁에 수원찬을 다시 찾아보았지만 아직은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매향교까지 우리 춤과 무예24기 등을 조성한 것으로 보아 화홍문까지 설치했던 등이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지나던 사람이 저 등은 색다르네. 무슨 등인지 설명이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고 한다. 짧은 상식이지만 어릴 적 배웠던 지식을 동원해 설명을 해주었다.

 

 

 

알고 보니 수원 등 축제가 앞으로 대세가 될 듯하네요

 

30분이 넘는 시간을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던 김아무개(, 47)씨가 매교동에 거주한다고 하면서 하는 말이다. 수원만의 등축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을 듯하다. 그동안 보아왔던 무예24기를 형상화한 등도 중요하지만 이번처럼 우리 전통 정제를 등으로 조형한 등축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국가무형문화재 재40호인 <학연화대합설무(鶴蓮花臺合設舞)>는 학무와 연화대무를 합한 정재이다. 궁중에서 악귀를 쫓기 위해 시행한 나례의식 등 다음에 학무와 연화대무를 연달아 공연했다고 전한다. 합설무라는 명칭을 붙인 것도 연이어 행해졌기 때문에 합설무(合設舞)라는 명칭을 붙인 듯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인 학무는 두 마리의 학이 부리로 땅과 연꽃을 쪼는 시늉을 하면서 추는 춤이다. 학이 부리로 꽃을 쪼면 연꽃이 벌어지며 두 명의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두 명의 여자아이가 추는 춤이 연화대무이다. 학연화대합설무는 아름답고 청아하며 운치가 있다. 남수문에서 매향교를 걸으며 만난 화성문화제에 선보일 각종 등. 일몰 후 등에 불이 켜지면 어떤 장관을 연출할까? 그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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