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일, 1910년 8월 29일은 한일합방이라는 역사에 부끄러운 일을 당한 날이다. 이제 2010년 8월 29일은 국치를 당한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전주 경기전 앞에서는 다시는 이러한 치욕적인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국치일을 되새기기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국치 100년 특별전. ’거대한 감옥, 식민지에 살다‘라는 타이틀로 8월 20일부터 29일까지 전시가 되는 이 특별전은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에서 주최를 한다. ’전주이기 때문에 이런 전시도 하네‘라는 관람자의 말대로, 전주는 바로 경기전이 있는 곳이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신 어용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성계의 조상들이 이곳 전주 이목대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당시를 그릴 수 있는 뜻 깊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항일과 반일을 캐리캐처로 그려

이 전시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캐리캐처로 그려진 사람들이다. ‘한 시대의 다른 삶, 항일과 친일’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 그림들은 각계의 사람들 중 친일인사와 항일운동을 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인물들은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친일과 항일을 구별한 것이다.



항일을 한 사람과 친일을 한 사람들이 캐리캐처로 그려져 있다

경기전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차분하게 들여다본다. 우리가 잘 아는 역사적 인물이지만 그들이 새삼 일본에 협조를 한 친일인사라는 것에 입맛이 씁쓰레해진다. 이 외에도 수탈의 현장, 항일운동을 한 의병들의 공개처형 장면 등 당시를 생각할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가 되어있다. 그 뒤 한편에는 한국의 대표언론이라는 신문사가 일장기를 제호 위에 달고 전쟁을 성전이라고 독려하는 사진도 보인다.



경기전 벽에 붙은 대형현수막 앞에서 사람들은 걸음을 멈춘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일본 후쿠다 총리와 이명박 대통령의 회담 내용의 진실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일본의 언론들도 그 말이 사실이라고 보도를 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시가 되어있다. 사람들은 ‘설마’라는 말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그 진실은 오직 당사자만이 알 일이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를 묻고 있다

돌아보던 어린이 ‘정말 나쁜놈들이예요’

‘해방,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라고 외친다. 과연 우리는 완전한 해방을 맞기는 했을까?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일본의 대기업인 미쓰비시가 10만 명이나 되는 한국인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하고, 65년이나 밀린 임금을 후생연금이란 명목으로 고작 99엔(한화 1,300원)을 지불하겠다고 했다는 내용에 격분하고 있다. 그 한편에는 ‘성노예로 끌려간 소녀들’, ‘총알받이로 끌려간 조선 청년들’의 이야기와 창씨개명 등 조선말살정책을 편 일본의 만행을 적고 있다.





한편에는 나라를 일본에 팔아넘긴 을사오적(이완용, 이근택, 이지용, 박제순, 권중현), 정미칠적(이완용, 송병준, 이병무, 고영희, 조중응, 이재곤, 임선준)과 한일병합 조약인 경술국적(이완용, 윤덕영, 민병석, 고영희, 박제순, 조중응, 이병무, 조민희) 등이 조선을 넘겨주고 일본에서 받은 상금과 직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국치의 잔재. 과연 완전한 해방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질문을 하게 만드는 이 전시를 보면서 마음 한편이 착잡하다. 언제라야 정신대 할머니들의 응어리진 속이 조금이나마 풀리려나? 하는 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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