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이 숨어있었네.
참 점심때만 되면 고민이 된다. 오늘은 또 무엇을 먹어야 하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고 있는 행궁동 지역은 20여 개의 식당이 있다. 하지만 마땅히 점심을 먹으려고 하면, 마땅한 집을 찾기가 수월치가 않다. 9월 한 달 동안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매일 같은 것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좀 잘하는 집이다 싶으면 음식 값이 만만치가 않다. 그렇지 않으면 점심 때 사람들이 몰려 줄을 서야하기 일쑤이기도 하다. 이러다가 보니 매일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밥 먹기 좋은 곳을 골라야만 한다. 일부러 생태교통이 열리는 지역에서 점심을 해결하자는 것은, 그동안 몇 개월을 공사 등으로 인해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식당을 이용하고 싶기 때문이다.
좁지만 깨끗한 식당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들어간 집이다. 정조로 큰길가에 있어 그 앞을 수시로 지나치면서도 선뜻 들어가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자 연신 배달을 나간다. 배달이 많다는 소리는 곧 그만큼 맛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어차피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니,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저희들은 정말 고맙죠. 저희가 돈을 들여서 수리를 하려고 하면 할 수나 있었겠어요. 사에서 이렇게 다 손을 보아주고, 이것저것 정리를 해주니 저희들도 기분이 다 좋아집니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김숙희 대표가 하는 말이다. 이 집은 부부가 운영을 하고 있는 식당이다. 남편은 서빙과 배달을 하고, 음식의 준비는 아내가 한다. 보기만 해도 정겨워 보인다. 두 사람이 하루 종일 함께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이제 이곳에 정착한지 4년이 되었단다.
하루에 배달만 40~50그릇 정도가 나간다고 한다. 배달과 찾아오는 손님들의 비율이 반반이라고. 이 집을 소개받았을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좁은데다가 손님들도 별로 없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니 정말 좋은 맛집이었다. 가정식 백반 한 상에 5,000원이라고 한다. 착한 가격도 착한 가격이지만 상이 푸짐하다.
각종 나물도 그렇지만 미역국이 시원하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우는 동안, 입 안에 정성이 가득한 음식들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집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랴는데 앞치마도 생태교통에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한 번 입어보시라고 권유를 하자, 선뜻 갈아입고 포즈를 잡아준다.
“생태교통 때문에 저희만 좋게 된 듯해요. 간판 새로 갈아서 기분좋고 가격표 새로 만들어 주고, 앞치마까지 이렇게 만들어 주었어요. 앞으로 이 거리를 우리가 잘 보존해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더 정성들여 친절하게 대해 주어야죠.”
생태교통 한 달 동안 점심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어머니의 손맛을 정조로에서 찾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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