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교동 등을 다니다가 보면, 벽에 커다란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만날 수가 있다. 팔달사 입구를 바라보고 좌측 건물의 온 벽면에도 그림이 있다. ‘좋은 사람들이라는 마을만들기를 하는 벽화작가 김영수(, 교동)씨의 작품들이다. 스스로 벽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어요. 대학에 가서 미술을 전공하려고 영복여자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3년간 죽어라하고 그림만 그려댔죠. 그런데 어머니가 정말 무지 반대를 하시는 거예요. 옛날에는 부모님 말씀은 법이었잖아요. 지금은 어머니도 후회를 하고 계세요. 그때 그냥 미술대학에 보낼 것을 그랬다고요.”

 

 

벽화전문가로 거듭나

 

결혼을 하고나서 잠시 그림을 접었지만, 그림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벽화그림을 그렸다. 그러면서 벽화에 대해 공부를 했다. 순전히 독학으로 이루어낸 벽화공부였다.

 

저 나름대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무척 노력을 많이 했어요. 나무 벽에는 어떤 물감을 써야하는지, 시멘트벽은 어떻게 해야 그림이 오래가는지. 그런 재질에 따라 사용하는 물감과 코팅제, 붓 등을 다 다르게 사용하죠. 혼자 연구를 하다가보니 사행착오도 많았어요. 길을 가다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벽화를 보면 짜증이 나기도 해서 새로 그림을 그린 적도 있고요.”

 

 

그렇게 벽화를 그리기 시작해 지금은 수원 시내 학교, 건물, 골목의 벽 등 43곳에 김영수씨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고 한다. 교동 일대에 벽화를 그리기 위해 아예 교동 11-31에서 거주를 할 정도이다.

 

정말 그동안 연구를 많이 했죠. 저는 그림을 그릴 때 남들을 잘 시키지 않아요. 그저 작업을 하는데 칠 정도만 남을 시키죠. 제 이름을 걸고 그리는 벽화이기 때문이죠. 그림도 남들이 1주일이 걸릴 것 같으면 저는 2일이면 끝내요. 그래야 벽화를 주문한 분도 경비절감이 되니까요.”

 

 

벽화전문가라도 말을 하는 것은 빈말이 아닌 듯하다. 골목에 벽화를 그린 곳이 있다면서 안내를 한다. 교동 미술학원이 밀집해 있는 뒷골목이다. 골목 안 벽에 무궁화 등이 그려져 있다. 만일 이 골목에 그림이 없었다고 하다면, 퍽이나 보기 흉하고 지저분한 골목이었을 것이다.

 

아이들 선도를 위해 그린 벽화

 

이 골목이 정말 아이들의 범죄 소굴이었어요. 담배 피우고 침 함부로 뱉고, 학생들 끌고 들어와 휴대폰을 뺐기도 하고요. 심지어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이 모여서 이상한 그림들을 그려놓기도 하고요

 

그래서 마을만들기 사업을 신청해 골목에 벽화를 그렸다. 지난 해 6월에 시작해, 긴 골목 전체를 1주일 만에 끝냈다고 한다. 그리고는 방범 CC카메라를 달아달라고 했으나 영 대답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시장님께 직접 청원을 드렸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다녀간 후 6일 만에 방범 CC카메라가 달렸다. 그리고 밑에는 비상벨까지 달아놓았다.

 

이렇게 해 놓으니 아이들이 이곳에서 나쁜 짓을 하지 않아요. 그리고 아이들을 만나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죠. 아이들 고민을 듣는다고 해서 제가 해결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면 아이들 속이 좀 풀리는 듯하죠. 그리고는 아이들에게 음료수 등을 사주기도 하고요.”

 

 

그렇게 1년 이상을 아이들과 친하게 지냈다. 아이들은 김영수씨를 이모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아이들이 남의 돈을 빼앗지 못하도록, 꼭 돈이 필요하면 자신에게 달라고 하라고 시켰다.

 

저도 아이들을 키우잖아요. 이제는 다 컸지만요. 아이들이 본래 나쁜 애들은 없다고 봐요. 가정이 원만하지 못하고 부모님들이 매일 싸움이나 하면, 그런 것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나빠지는 것이죠. 아이들을 무조건 나무라기보다는 타이르고 선도를 해야죠.”

 

 

내년에도 마을만들기 사업을 신청해 골목에 마저 그림을 그리겠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그리고 싶던 그림을, 마음껏 커다란 벽에 그릴 수 있어 행복하다는 김영수씨. 벽화 그림 전문가인 그녀로 인해, 어둡고 침침하던 골목이 밝고 아름답게 변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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